'수의계약·정치중립' 우려…변광섭 청주문화재단 대표 인사청문회

눈썰매장 사고 업체 2억 수의계약, 선피아 논란 지적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변광섭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시의회 첫 인사청문회가 17일 연임을 앞둔 변광섭 문화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를 상대로 진행됐다.

앞서 시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달 2년 임기 만료인 변 대표의 연임을 결정하고 지난 4일 의회에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했다.

이날 인사청문위원회에서 김태순 의원은 "특정 업체가 그동안 재단과 총 26건, 8억 2000만 원 수의계약을 했고, 올해 5월에는 2억 3000만원을 수주했다"라며 "해당 업체는 지난해 눈썰매장 붕괴 사고를 낸 업체로 당연히 배제했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1차 입찰공고에서 유찰이 이뤄지자 바로 수의계약을 한 것은 편법이 아니냐. 특정업체가 수주하면 의혹을 사기 쉽다"고 덧붙였다.

변 대표이사 후보자는 "직원들이 한 계약으로 법적 문제가 없고 절차에 따라 계약이 이뤄졌다"라며 "직원들에게 신중히 하라고 주문했다"라고 답했다.

문화산업재단은 올해 2분기 180여 건의 물품·공사·용역 수의계약을 했다. 이 중 계약액이 가장 큰 2억 3300만 원짜리 '2024 충북글로벌게임센터 글로벌 게임전시회 참가 지원사업 운영 용역'은 A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수주했다.

A 업체는 지난해 12월 24일 구조물 붕괴사고가 발생한 시의 눈썰매장 시설·운영을 수탁한 곳이다. 이 사고로 구조물에 갇힌 10명이 현장 안전요원과 시민 도움으로 구조됐다. 이 업체는 행사 대행을 주업으로 하는 곳으로 그간 눈썰매장 운영경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자치단체 사업 수탁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업체는 심사나 계약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만, 문화산업재단은 계약금이 가장 큰 사업을 각종 의혹이 일고 있는 A 업체와 한 것이다.

재단 관계자는 "1차 입찰 공고에서 A 업체만 참여해 유찰한 뒤 올해 말까지 인정하는 코로나 계약 특례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법적 문제는 없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특례에도 시는 단일 업체만 참여하면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2차 입찰 공고를 낸 뒤 이때도 조건이 안 될 때만 수의계약을 한다고 설명했다.

변 후보자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도 청문회에서 불거졌다.

신민수 의원은 "기대와 우려가 있는데 그중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은 '우려'"라며 "김영환 지사와 이범석 시장 인수위에서 활동했고, 결국 재단 대표이사로 임용돼 연임까지 이어져 '선피아' 논란이 공공연하다"라고 했다.

이어 "선거 때는 후보자가 이 시장을 지지하는 글까지 SNS에 올렸다. 문화는 정치에서 독립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변 후보자는 "정치와 결부하지 않는 것이 문화다. 편중되지 않고 공정하게 지역 문화산업 발전에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인사청문위원회는 18일 변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적격 여부를 담은 경과보고서를 채택한 뒤 21일 열리는 임시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는 임용 여부를 결정할 강제성은 없다.

내년 1월 정식 출범할 청주활성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로 뽑힌 황종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25일 열린다.

ppjjww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