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으로 문학 열풍 불지만… '직지소설문학상' 2년 전 폐지

"소재 고갈된다는 것은 말 안되는 이유…아쉬움 들어"

직지 자료사진/뉴스1 DB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최근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지방에서도 문학 열풍이 불고 있지만, 충북지역 소설가들은 설 자리를 점점 잃고 있다.

16일 청주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운영했던 '직지소설문학상'이 2022년까지 운영한 뒤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직지소설문학상'은 고려시대인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만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를 널리 알리고 청주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문학상이다.

청주시는 고인쇄박물관 보조사업으로 매년 4000여만 원(시비 3200+협회비 800)의 예산을 들여 이 사업을 해왔다.

청주시가 주최하고 한국소설가협회가 주관한 이 문학상에는 한 해 단편·중편·장편 공모작이 20~40 편씩 꾸준히 들어왔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2023년부터 사업을 종료하고 이 사업이 '직지콘텐츠'로 바뀌면서 소설가들이 설 자리를 잃게됐다. 직지콘텐츠는 소설 분야가 빠진 시와 수필, 홍보영상만 공모한다.

2022년 7월 시장과의 문화 토론회에서 '이 문학상을 시·수필 장르로 확대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같은해 9월 청주문화원에서도 같은 의견을 냈으나, 10월 한국소설가협회와 면담을 끝으로 사업이 아예 종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주제가 직지로 한정돼 있어 소재가 고갈된다는 점과 다양한 장르의 문학 사업을 하자는 의견 등을 들어 사업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역 소설가들은 "소재가 고갈될 리 없다"고 입을 모은다.

충북소설가협회 한 작가는 "이 상은 10년을 진행했고 전국에서 응모할 수 있는 규모가 있는 상"이라며 "한해 공모작 수십 편 중 단 3편을 시상하는데 소재가 떨어진다는 근거로 볼 수 있느냐"라고 반박했다.

다른 작가도 "직지소설에는 청주나 흥덕사지 관련, 그리고 금속활자 주조 과정을 세밀하게 표현한 소설이 많고 직지를 빼앗긴 우리 입장에서 추적하는 종류의 소설 등 소재가 무한하다"라며 "장르의 다양성을 위해 직지 콘텐츠상으로 바꾼 것은 이해하나 단편소설쯤은 남길 수도 있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청주를 포함한 충북에서는 이러한 지역 특성을 반영하는 소설 관련 문학상이 현재 충북문인협회에서 주최하는 문학상밖에 없다. 2021년까지 진행했던 무예소설문학상도 지금은 폐지됐다.

현재 지역을 대표하는 문학상은 여기저기 존재해 있다. 안동문학상·고창문학상·목포문학상·포항문학상 등이 그 예다. 하지만 직지소설문학상은 10회를 하고 종료되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jaguar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