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단식 부른 '세종 정원박람회' 무산 수순…시의회 전액 삭감

예산 승인 못받아 개최 불확실 찬성 13표, 반대 7표
김하균 부시장 "시장 단식에도…참담하고 무력감 느낀다"

세종시의회는 11일 93회 임시회를 열어 뜨거운 감자였던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을 모두 삭감했다. (시의회 유튜브 방송 캡처)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광역자치단체장 단식이란 초유의 사태를 촉발한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세종 빛 축제 사업이 의회에서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이로써 정상적인 2026년 박람회 개최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또 최 시장과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간 갈등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의회는 11일 93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 출연금(14억 118만 원)과 문화관광재단 출연금(6억 원) 등 2개 안건을 모두 부결시켰다.

시의회는 진통 끝에 전날 자동 산회했던 예결위를 다시 열어 2개 안건을 심사해 전액 삭감했다. 이들 예산안은 내부 유보금으로 전환됐다.

본회의 투표 결과 찬성 13표, 반대 7표로 이들 예산은 삭감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찬성표를, 국민의힘은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 8월 30일 상임위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되며 불거진 시의회와 집행부의 갈등이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최 시장과 시의회 여야는 반박 재반박을 이어가며 사사건건 대립했다. 결국 지난 6일 최 시장이 단식 투쟁에 나섰고, 이틀 뒤에는 국민의힘 시의원 7명 전원이 삭발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여권 유력 인사들이 줄줄이 최 시장 단식 농성장을 찾아 힘을 보탰다. 금강수변상가 상인, 정원 관련 단체 등이 극렬히 반대하며 민주당을 압박했으나 그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11일 오후 엿새째 이어오던 단식 중단을 선언한 최민호 세종시장이 병원으로 가기 위해 응급차에 탑승하고 있다. (세종시 제공) / 뉴스1

최 시장은 이날 시의회 소식이 알려진 뒤 엿새동안 이어오던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하균 행정부시장은 "최민호 시장이 2026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 통과를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곡기를 끊고 단식을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3회 추경 예산안이 전액 삭감된 것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의회의 전액 삭감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다시 한번 참담함과 무력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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