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용정산림공원 일부 산책로 관리부실…이용 불편

수풀 우거진 산책로, 시민 안전위협
시설관리 미흡에 시민들 자발적 보수…산림청 "관리의무 없다"

수풀에 가린 용정산림공원 일부 산책로.2024.10.10/뉴스1 이재규 기자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충북 청주의 대표적 '맨발걷기' 성지로 꼽히는 용정산림공원 산책로의 일부가 우거진 수풀에 가려지거나 나무가 진로를 막아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오전 용정산림공원. 이곳은 산책로를 따라 맨발걷기를 하는 시민들과 산책을 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오고 가는 시민들은 100여 명에 달했다.

입구부터 산 정상까지는 1.9㎞로, 산 중턱 약 800m부터 정상까지 갈수록 일부 산책로가 수풀로 가려져 있거나 통행하지 못할 정도로 정리돼 있지 않았다. 게다가 곳곳에 있는 밤송이가 맨발걷기를 하는 시민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걷기를 하러 자주 이곳에 온다는 김덕순 씨(64·여)는 "땅이 너무 딱딱할 때가 있고 곳곳에 벤치 등의 휴식공간이 없다"며 "어떨 때는 수풀이 우거져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할 때도 있다"고 불편사항을 말했다.

11일 산림청 보은국유림관리소에 따르면 이곳은 산림청과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땅으로 시설·보수를 맡은 부분이 각자 다르다.

산림청이 용정동 241-2번지 안에 있는 산책로의 벤치 등의 편의시설을 보수·관리하고 청주시가 체육시설과 일부 등산로, 나머지는 개인의 땅으로 보수·관리를 강제할 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정산림공원 일부 산책로가 관리돼있지 않은 모습.2024.10.10/뉴스1 이재규 기자

이렇다보니 시민들은 맨발걷기를 위해 직접 노면을 보수하고 관리한다. 산림청은 이곳이 일반 산책로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크게 손상되지 않는 이상 보수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산책로의 대부분이 산림청 소유이기 때문에 의무는 없어도 도의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충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이 공원이 생기고 15년이 넘는 동안 시민들이 다니면서 생긴 샛길이 한 두개가 아닌데 지금까지 제재하거나 관리하지 않았다"며 "보수해야할 의무는 없더라도 도의적으로 이곳을 보수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보은 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산림청 소유 정식 산책로에 대해서는 도시녹지관리원들이 상주하면서 수시로 확인하고 길에 대해서만 보수·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은 정식으로 맨발걷기를 하는 곳이 아니라 일부 시민들이 직접 땅을 빗자루로 쓰는 등 자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맨발걷기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지 고민 중이긴 하나 아직 정식으로 허가난 곳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jaguar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