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문화공간 활용 방침…일부 단체 반대

시 "지역 전시 공간 부족…특색에 맞게 활용"
"23억이면 문화시설 새로 짓는 게 나아" 의견도

10일 충북 충주시가 옛 조선식산은행 건물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복원된 충주 식산은행 건물.(자료사진)/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시가 옛 조선식산은행 건물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고 해 논란이다.

10일 시에 따르면 본관은 공연과 전시를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별관은 청년 거점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 명칭은 '관아골 아트뱅크 243'이다.

시는 지역에 전시 공간이 부족한 점을 식산은행 건물을 공연·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식산은행 등 일제강점기 수탈기관 건물은 상당수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특색에 맞게 활용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충주시는 2015년 11월 7억원을 들여 옛 식산은행 건물을 매입했다. 그러자 활용보다는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역 사회단체에서 나왔다.

시는 식산은행 건물의 가치를 따져 보자며 문화재청에 등록문화재 신청을 했고, 문화재청은 2017년 등록문화재로 지정했다.

2020년 9월 식산은행 복원 공사에 착수해 2023년 하반기 준공했다. 들어간 예산만 23억원이다. 시는 지난해만 해도 공사가 끝나면 근대문화전시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난 4월 문화도시 브리핑 때 식산은행 건물서 재즈 공연이 열렸고,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지역사회단체로부터 나왔다(뉴스1 6월 9일 보도 참조).

당시 충주시는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식산은행 활용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미술 전시장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시 관계자는 "여러 의견을 듣고 역사성과 공간성을 따져 결정했다"며 "실용적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옛 도심 활성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문화계 인사는 "23억이면 문화공간을 새로 짓는 게 낫다"면서 "이번 결정은 등록문화재 추진 취지와 상반되는 행정 편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독립운동 관련 시민단체 등은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문화공간 활용에 여전히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