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장 '단식 나흘째'…광역단체장 등 여권 인사 방문 줄이어

유정복 인천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농성 천막 찾아
오세훈 "단식 소식에 마음 아팠다…시의회 협력 기대"

유정복 인천시장이 9일 오후 세종시청 앞 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는 최민호 세종시장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10.9/뉴스1 ⓒ News1 장동열 기자

(세종=뉴스1) 장동열 장성희 기자 = 최민호 세종시장이 한글날인 9일 시청 앞 서쪽 광장에서 4일차 단식을 이어가는 가운데 광역자치단체장 등 여권 인사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오후 최 시장 천막을 찾아 "어떤 권력이든 다 국민과 국가, 지역 이익에 맞춰져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 기본인데 우리가 좀 부족한 게 많다"며 "최민호 시장이 이런 호소를 하는 것"이라고 응원했다.

그는 이어 "세종시 상황은 잘 모르지만 최 시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죽하면 (최 시장이)이런 단식을 통해서 호소를 하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최 시장과 유 시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1990년대 내무부(현 행정안전부) 시절 지방자치 실시기획단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유 시장은 "하루빨리 시가 좀 정상화되고 또 시와 의회가 시민을 위해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세종시민들이 최 시장의 이런 마음을 잘 이해해 주시고 또 많이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9일 오전 세종시청 옆에서 단식 중인 최민호 세종시장을 찾은 김영환 충북지사(왼쪽)가 천막을 떠나며 인사를 하고 있다.2024.10.9/뉴스1 ⓒ News1 장동열 기자

앞서 이날 오전 김영환 충북지사도 농성장을 찾았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세종이) 예산이 좀 부족하면 충청북도와 같이 정원박람회를 하자"며 공동 개최를 즉흥 제안했다.

그는 "충북에는 청남대와 미동산수목원이 또 70만평이 있으니까, 세종시를 중심으로 (이름을)금강 정원박람회를 하든가"라고 제안했고 최 시장은 "충분히 일리 있는 말씀"이라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지금 도시를 정원화하고, 관광자원화하는 게 세계적인 대세"라며 "순천만과 태화강이 지금 이렇게 돼 있고, 1년에 10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충청 시도당위원장도 이날 최 시장을 만났다. 이상민(대전)·이준배(세종)·김영석(충남)·서승우(충북) 위원장은 천막 농성장을 방문해 "중앙 정치의 극단적 대결이 지방까지 이어지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이응우 계룡시장도 이날 오후 최 시장을 방문했다. 전날에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김두겸 울산시장이 농성 천막을 찾았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6일 밤 광역단체장 중 가장 먼저 최 시장과 만났다.

국민의힘 충청지역 4개 시도당위원장이 9일 오전 세종시청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최민호 세종시장을 응원하기 위해 방문했다. 이들은 최 시장의 핵심 정책인 정원도시박람회 개최를 촉구했다. 왼쪽부터 서승우 충북도당위원장, 최민호 세종시장, 이상민 대전시당위원장, 김영석 충남도당위원장. 2024.10.9/뉴스1 ⓒ News1 장동열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직접 농성 현장을 찾진 않았지만 SNS를 통해 응원의 글을 남겼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박람회와 빛 축제를 위한 예산이 여소야대라는 정치적 상황에 막혀 단식이라는 결단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고 적었다.

이어 "3년 전 서울시의회가 극도의 여소야대였을 때, '서울런', '손목닥터 9988', '디딤돌소득'과 같은 사업들이 정치적 이유로 전액 삭감됐을 때 느꼈던 좌절감과 무력감은 아직도 생생하다"며 "정치 논리가 시민의 삶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빛 축제와 정원도시박람회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세종시의 미래 비전을 담고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이런 사업이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좌초되지 않도록, 세종시의회가 더 넓은 시각에서 협력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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