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사립대 '비정년트랙' 교수, 업무 강도 높지만 임금은 절반

1인당 학생 수, 비정년트랙이 정년트랙 교수보다 1.4∼6.8배 많아

사립대 정년·비정년트랙 교원 평균 임금와 1인당 학생 수 현황.(김영호 의원실 제공)/뉴스1

(청주=뉴스1) 이성기 기자 = 같은 전임교수여도 '교수 아닌 교수'로 불리는 충북지역 주요 사립대 비정년트랙 교원이 정년트랙 교원과 비교할 때 심각한 임금 차별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비정년트랙 교원이 정년트랙 교원보다 1.4배에서 최대 6.8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서울 서대문을)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중 충북지역 주요 사립대 5곳(가톨릭꽃동네대, 서원대, 세명대, 중원대, 청주대)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이 자료를 보면 청주대 비정년트랙 교원 평균 임금은 4310만여 원으로 정년트랙 교원 평균 1억 262만여 원의 41.99%에 불과했다. 1인당 학생 수는 비정년트랙 교원이 75.39명으로 정년트랙 교원 53.24명보다 1.4배 많았다.

서원대도 비정년트랙 교원 평균 임금은 3994만여 원으로 정년트랙교원 평균 7810만여 원의 51.14%에 그쳤다. 1인당 학생 수는 비정년트랙교원이 88.14명으로 정년트랙교원 48.02명보다 1.8배 많았다.

이 밖에 △세명대(비정년 4473만여 원, 정년 8905만여 원, 비정년 101.73명, 정년 31.59명) △중원대(비정년 4248만여 원, 정년 6463만여 원, 비정년 180.56명, 정년 26.42명) △가톨릭꽃동네대(비정년 5193만여 원, 정년 6666만여 원, 비정년 100.25명, 정년 21.11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비정년트랙 교원은 사립대학이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평가 때 주요한 지표인 ‘전임교원 확보율’을 충족하기 위해 도입한 계약직 교수이다. 정년트랙 교원과 동일하게 교육부에 등록하고 사학연금에도 가입할 수 있지만, 정년보장 없이 일정 기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재계약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 학문연구보다는 행정업무와 각종 프로젝트사업에 몰두할 수 밖에 없어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립대학마다 비정년트랙 교원이 일정한 연구와 교육 역량을 갖추면 정년트랙교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트랙전환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다.

충북의 5개 사립대가 최근 5년간 비정년트랙교원을 정년트랙으로 전환해 준 인원은 세명대 11명, 가톨릭꽃동네대 2명, 서원대 9명, 청주대 2명, 중원대 0명에 그쳤다.

김영호 의원은 "'교수 아닌 교수' 신분으로 차별받는 비정년트랙 교원들을 방치하는 것은 결국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국가인권위가 이미 비정년트랙 제도에 대해 차별 시정 권고를 내린 만큼 교육부는 법정 전임교원 수를 개선하고, 사립대는 트랙전환제도를 실질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sk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