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민주당 "정원박람회가 시장 단식까지 강행할 사업이냐"

최민호 시장 단식 평가절하…"민생 먼저 챙겨야"

세종시의회 김현옥 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시의회에서 최민호 시장 단식 농성을 촉발한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세종시의회 제공) / 뉴스1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과 관련해 광역단체장 단식이란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세종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7일 해당 예산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집행부와 시의회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세종시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현옥 민주당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여러 차례 예산의 삭감 이유와 근거를 성실히 밝혀왔는데도 최민호 시장은 단식 시위를 선언하는 등 밀어붙이기식 무리한 행정으로 갈등을 키워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이 과정에서 민생을 위한 시정과 예산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논란과 반목이 지속되어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심각한 재정 악화에도 불구하고, 성공 여부마저 불투명한 행사성 사업을 앞세워 시 재정을 낭비하는 것은 시의회가 갈등이 두렵다고 해서 무조건 찬성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최 시장이 요구하는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 심사 승인을 거부한 것이다.

세종시의회 민주당 의원 기자회견. (세종시의회 제공) / 뉴스1

앞서 최 시장은 전날 오후부터 세종시청에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단식 명분은 해당 예산 승인을 위한 예결위를 열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집행부와 의회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 원내대표는 "정원박람회가 단식까지 감행할 만큼 세종시민에게 필수적인 사업인지, 모든 민생과 시정을 뒤로하고 정원박람회에만 매달리는 것이 올바른 방향의 시정철학인지, 시민들이 의아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단식을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시의회는 20석 중 13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어 민주당이 반대하면 통과하기 어려운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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