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투성이 제천문화회관 개보수 예산도 '싹둑'…의회 잇단 제동
한시적 영화관·문화회관 현대화·문화관광재단 설립 차질
제천시 "문화예술 백년대계 중단" 토로…"이례적" 비판도
- 이대현 기자
(제천=뉴스1) 이대현 기자 = 충북 제천시가 백년대계로 추진하는 문화예술 현안 사업들이 연달아 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사업 예산을 전부 삭감해서다.
안전을 위해 석면 마감재로 뒤덮인 제천문화회관을 개보수하는 사업 등 시급한 현안에 제동을 거는 건 이례적이란 비판이 나온다.
30일 제천시에 따르면 의회는 제천시가 2회 추경 예산안으로 요청한 '한시적 영화관' 개설비 3억 1000만 원 전액을 삭감했다. '영화관 없는 영화제 도시' 오명을 벗고 다른 지역으로 1년 넘게 원정 감상을 떠나는 시민 불편과 문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요청한 예산이다.
의회는 또 공사 기간 입주 단체들이 오갈 데가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제천문화회관 현대화 사업' 실시 설계비 5억 원도 전액 삭감했다.
시는 그러나 "대체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공사를 하지 않는 설계 기간에 충분히 구할 수 있는 데도 삭감한 건 사업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시는 2026년 3월 착공을 목표로 지은 지 40년 된 제천문화회관의 배관과 석면재로 뒤덮인 건물을 유행에 맞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로 꾸밀 생각이었다.
4층짜리 이 건물(600석 규모)은 1984년 준공해 40년간 다양한 공연과 문화 행사를 도맡아 왔다. 이곳엔 예총 제천시지부 등 8개 민간 단체가 입주해 있다.
이밖에 의회는 조례안 심의에선 시가 요청한 '제천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부결했다.
시는 출연 기관인 문화재단에 관광 기능을 더한 '제천문화관광재단' 설립에 꼭 필요한 이 조례안 개정을 의회에 요청했지만, 제동을 걸었다. 이로써 '인구 소멸' 대응과 체류형 관광에 공을 들이는 제천시가 문화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이 재단 설립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시 관계자는 "조례 개정과 인력 채용을 거쳐 내년 3월 출범할 계획이었다"며 "의회가 요구한 인원 최소화 등 개선안을 다시 마련해 상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회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삭감한 예산안을 30일 339회 임시회 본회의에 상정해 의결한다.
lgija20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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