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학교 10곳 중 2곳 보건교사 없어…"응급처치 못받을 우려"

2명 이상 배치해야 할 과대학교 기준 충족률은 54.1% 그쳐

전국 시도별 보건교사 배치 현황.(정을호 의원실 제공)/뉴스1

(청주=뉴스1) 이성기 기자 = 충북의 학교 10곳 중 2곳가량은 보건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건교사를 2명 이상 배치해야 하는 36학급 이상 학교의 보건교사 배치기준 충족률은 54.1%에 불괴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의원(비례대표)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 자료를 보면 충북은 지난 4월 기준 전체 482개 학교 중 400곳(83.0%)에만 기간제를 포함한 보건교사를 배치했다. 전국에서 6번째로 낮은 배치율이다.

특히 보건교사를 2명 이상 배치해야 하는 36학급 이상 학교는 37곳 중 20곳(54.1%)만 기준을 충족해 전국에서 배치율이 3번째로 낮았다.

보건교사가 보건실에 상주하지 않아 학생들이 제대로 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할 우려가 크다.

지난해 대전에서는 초등학생 뇌출혈 사망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보건교사가 수업으로 보건실을 비운 사이 보건실에 있던 학생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결국 뇌출혈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보건법 시행령은 2021년부터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배치하도록 규정했다. 2023년부터는 36학급 이상 학교에 보건교사 2명을 배치하도록 했다. 충북교육청은 이 시행령을 어기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 보건교사 배치율은 △세종 100% △서울 99% △경기 99.6% 등 수도권과 광역시가 높은 반면, △전북 71.8% △강원 73.4% △전남 76.2% 등 지방 소도시가 많은 지역은 배치율이 낮았다.

36학급 이상 과대 학교 보건교사 배치율은 대구, 대전, 세종은 100%인 반면 충북(54.1%), 경남(50.6%), 제주(40%) 등은 낮았다.

정을호 의원은 "지방 의료공백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지역사회 의료체계에 접근하기 어려운 곳일수록 학교 보건의료체계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라며 "학교 보건교사 유무는 학생들의 응급상황 대응과 직결되는 만큼 교육부·행정안전부와 시도 교육청은 지역 상황에 맞는 보건교사 확충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sk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