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또 제동…시의회 임시회 자동 산회

박람회 조직위 예산 14억 빛축제 6억원 모두 부결
시-시의회 갈등 격화 다음 달 임시회에 수정안 상정할 듯

세종시의회 본회의장. (시의회 제공) / 뉴스1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국제정원도시박람회, 빛축제 관련 추가경정예산을 다루는 세종시의회 92회 임시회가 자동 산회됨에 따라 해당 사업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

최민호 시장이 공을 들이는 사업이 시의회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집행부와 의회 갈등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24일 세종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전날 이들 안건을 논의했으나 자정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자동으로 산회됐다. 해당 안건이 모두 부결된 것이다.

이번에 상정된 예산은 세종 빛축제 개최를 위한 문화관광재단 관광 활성화 지원금 6억 원과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위한 박람회 추진단 출연금 14억 118만 원이었다.

이 안건은 소관 상임위인 산업건설위와 행정복지위에서 전액 삭감돼 예결위로 올라왔다.

예결위에서는 정원도시박람회 예산을 놓고 격론이 오갔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임시회에서 심사한 내용과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민주당 소속인 상병헌 의원은 집행부와 의회의 소통을 강조하며 예산 삭감을 통해 사업 추진의 여지를 줘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 과정에서 상 의원과 같은 당 김현미 의원이 정면 대립하기도 했다.

예결위에 앞서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선 최민호 시장과 임채성 의장이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왼쪽)과 임채성 세종시의회의장. / 뉴스1

최 시장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시의 재정난은 지출구조 조정 등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를 통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도시가 더 성장한다면 우리 시 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삭감된 추경안을 불과 사흘 만에 다시 심사해달라며 제출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현미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의회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삭감된 예산을 재편성해 제출한 상황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병헌 시의원은 "의회는 2023년, 2024년에 걸쳐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예산을 두 차례 의결했다. 자기모순에 처해 있다"며 "의회는 우리 스스로의 노력을 통하여 이 모순된 상황을 극복하는 논의와 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집행부를 향해서는 "(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원회 운영이 시기상 조정될 수는 없는지, 예산 규모에 있어 세부 항목에 대한 재검토는 가능한지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해 3회 추경안을 처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집행부는 이런 주문을 받아들여 다음 달 11일 개회하는 임시회에 수정안을 내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박람회 조직위 출범을 위해서는 관련 예산 통과가 늦어도 다음 달에는 이뤄져야 한다"며 "다음 임시회에 다시 수정안을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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