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도 안 말랐다"…세종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부활 '먹구름'

최민호 시장, 지역구 국회의원 등 전방위 지원 요청
민주당 "입장 변화 없다" 23일 원포인트 임시회 '주목'

최민호 세종시장(왼쪽)과 임채성 세종시의회의장. / 뉴스1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최민호 세종시장의 핵심 사업인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예산을 둘러싸고 집행부와 시의회 여야가 대립하는 가운데 사업 추진이 어두워지고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세종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 분위기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 삭감 10여 일 만에 집행부가 다시 심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22일 세종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3회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해 집행부가 요구한 92회 임시회를 오는 23일 열기로 했다.

이번에 올라온 예산은 세종 빛축제 개최를 위한 문화관광재단 관광 활성화 지원금 6억 원과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위한 박람회 추진단 출연금 14억 118만 원이다.

이들 안건은 지난 10일 91회 임시회에서 전액 삭감됐던 사안이다. 달라진 건 정원도시박람회 예산이 5000만 원 감액됐다는 것이다. 감액 부분은 박람회 조직위 구성을 위한 인건비 1개월분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91회 임시회에서 심의 의결된 내용을 다시 심의해달라고 집행부에서 요구한 셈이다.

집행부는 임시회 소집 요구서에서 "예산을 변경할 필요가 있어 추경안을 편성해 시의회의 심의·의결을 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해당 예산을 살리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최근 지역구 의원인 민주당 강준현, 무소속 김종민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이해찬 민주당 고문에게도 직접 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하균 행정부시장은 지난 20일 여의도 국회 강준현 의원실을 찾아 지원을 당부했다.

이런 전방위 노력에도 불구 해당 예산이 살아날지는 미지수다. 시의회 다수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어떻게 잉크도 마르기 전에 똑같은 예산을 또 올릴 수 있냐며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어서다.

시의회는 국민의힘 7명, 민주당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예결위도 국민의힘 4명, 민주당 6명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1개월 인건비만 제외하고 똑같은 예산을 보름도 안 돼 또 심의해달라는 것 자체가 의회 경시"라며 "지난번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산 삭감에 관여했던 예결위 이순열 위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지난 13일 금요일 삭감된 두 사업에 대한 제3차 추경안이 의회로 전달됐다. (이게)무슨 의미인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의원들도 '지금 (의회와)해보자는 거냐' '회의록 잉크도 안 말랐는데' '입장 변화 없다' '나 같으면 심의 자체를 거부할 것' 등 감정섞인 반응을 보였다.

세종시 곳곳에 내걸린 플래카드. / 뉴스1

그러나 민주당도 부담스러운 대목은 있다. 정원 관련단체와 빛축제가 열릴 금강수변상가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이다.

이들은 예산 삭감 뒤 시내 곳곳에 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원포인트 임시회가 열리는 23일 오전 시의회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손희옥 금강수변상가번영회장은 "절박한 수변 소상공인들의 절규를 의원들은 들어야 한다"며 "전액 삭감한 예산안을 즉시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심을 모으는 92회 임시회는 23일 오전 10시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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