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버틴 청주병원 '허문다'…해체 심의 후 12월 철거

내달 설계 마무리, 철거 2~3개월 소요
일부 의료장비만 남아, 병원 공실 상태

충북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3가 신청사 용지.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시 신청사 건립 예정지에서 5년간 버티고 있는 '청주병원'이 오는 12월 철거될 전망이다.

19일 시에 따르면 상당구 북문로3가 청주병원(토지 4069㎡·건물 9955㎡) 철거 설계가 10월 마무리된다. 설계를 끝내면 해체 허가심의 절차를 밟은 뒤 시공‧감리사 선정 후 12월부터 철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도내 최초 종합병원으로 1981년 15개 진료과, 160병상 규모로 개원한 청주병원은 옛 시청사 용지에 행정구역 통합 시 신청사 건립이 계획되면서 2019년 8월 토지수용재결로 소유권을 시에 넘겼다.

병원 측은 계속해서 퇴거에 불응하다 법원이 2023년 4월 건물‧토지 명도이전을 위한 강제집행을 단행하자 결국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식으로 올해 4월까지 자진 퇴거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의료법인 기본재산(토지, 건물)에서 반드시 의료기관을 개설해야 한다는 '충청북도 의료법인 설립 및 운영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지난 7월 3일 의료법인이 취소됐다. 임차 형식으로 임시 병원을 마련해서다. 운영기준상 임차형식은 기본재산으로 인정하지 않아 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의료법인 취소와 동시에 의료기관 개설 역시 취소됐다. 의료법상 의료법인 설립허가가 취소되면 의료기관 개설 허가도 취소된다. 시는 이를 근거로 같은 달 24일 청주병원 개설허가를 취소했다.

병원 측은 지난 9월 법원으로부터 의료법인 설립허가 취소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을 인용 받았지만, 이는 병원 운영과는 무관하다. 집행정지 인용으로 본안 소송 1심 선고 이후 30일 정도 의료법인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의료기관인 병원은 이미 허가취소로 문을 닫았다.

충북 청주시 신청사 조감도.

입원 환자는 이미 다른 병원으로 옮겼거나 퇴원했고, 의료진 역시 모두 떠나 병원에는 일부 의료장비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절차만 끝내면 바로 철거에 들어갈 수 있는 사실상 공실 상태다.

철거는 2~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시는 예상한다. 12월 공사에 들어가면 내년 2월 청주병원을 끝으로 철거작업을 모두 마무리해 신청사 건립 용지를 온전히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시 관계자는 "일부 남은 장비를 옮기면 건물은 모두 비워진다"라며 "내년 상반기 철거를 끝내면 하반기 착공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신청사는 2만8572㎡ 용지에 3039억 원을 들여 지하 2층∼지상 12층 규모(건축면적 6만3000㎡)로 내년 하반기 착공,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ppjjww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