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 체험공간 활용' 보은군 속리구곡관광길 조성 시동

장안면 개안리 일대 63억원 들여 12월 착공
서당 '관선정' 재현·소나무 길 정비 등 추진

보은군 문화산수 속리구곡관광길 조성사업 계획도. /뉴스1

(보은=뉴스1) 장인수 기자 = 충북 보은군이 문화산수 속리구곡관광길 조성사업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17일 보은군에 따르면 국비 30억 8000만 원 포함 총 사업비 63억 7000만 원을 들여 장안면 개안리 일대 4만 6553㎡ 터에 속리구곡관광길 조성에 나선다. 내년 하반기 준공 목표로 하는 이 사업은 오는 12월 착공할 계획이다.

주요 사업 내용은 소나무길 정비(1.25km)와 관선정(觀善亭) 재현(650㎡), 생태하천 조성(1.6km)이다.

서당인 관선정 재현으로 애초 이념을 계승하는 데 초점을 둬 교육 체험활동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관선정은 장안면 개안리 일대 전체면적 2618㎡, 건축면적 650㎡(1동) 규모로 재현할 계획이다.

속리산 기슭인 충북 보은군 장안면 개안리에는 중요민속문화재 134호인 '선병국 가옥'이 있다. 하천 사이 삼각주 모양의 널찍한 터에 소나무 숲을 조성하고 그 안에 지은 134칸의 저택이다.

이 집을 지은 이는 선병국의 부친 남헌 선정훈(宣政薰·1888∼1963)이다. 그는 전남 고흥에서 무역으로 큰돈을 번 부친 선영홍과 함께 1905년 이곳에 건너와 무려 16년에 걸쳐 집을 짓고, '관선정'이라는 서당을 세웠다.

서당은 무료로 운영됐다. 당대 명망 높은 스승을 모셔다 놓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학생에게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며 배움의 길을 열어줬다. 저택 일부는 이들을 위한 숙소 역할을 했다.

관선정에는 '착한 사람끼리 모여 좋은 본을 받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저택 남쪽 300여m 지점에 자리 잡았는데, 1944년 일제 탄압으로 철거될 때까지 수백 명이 수학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곳은 일본의 식민교육에 맞서 전통 한학을 가르치면서 민족정신을 이은 배움터로도 유명하다. 이곳 출신 학생 중에는 훗날 광복된 이후 구성된 정부에서 일한 사람도 수두룩하다. 유명한 한학자이며 서예가였던 임창순·변시연·나준도 이곳 출신이다.

선병국 고택을 둘러싼 기존 소나무 숲과 연결을 통한 자연이 어우러진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소나무길 정비도 한다. 소나무를 심고 보행로와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군 관계자는 "사업 대상지는 충북을 대표하는 구곡 9선 중 한 곳"이라며 "사업을 완료하면 옛 선비들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역사문화체험공간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