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대한민국 중소도시 충주 시민의 추석 소원은?
자영업자 "나도 모르게 눈물…자치단체 지원 절실"
직장인, 월급 상승…농업인, 태풍 피해 최소 기원
- 윤원진 기자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2024년 대한민국 지방 소도시 주민들은 사는 게 갈수록 어렵다면서도 저마다 앞으로 나아지리라는 기대감을 밝혔다.
16일 충북 충주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 씨(50)는 올해 직원들에게 추석 상여금도 주지 못했다며 이렇게 어려운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때는 대출로 버텼는데, 지금은 직원 인건비에 대출금 갚기도 벅차다며 계속 적자만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추석 전 호암생태공원에서 열린 무료 재즈 콘서트에 갔다가 사는 게 너무 힘들어,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며 "자치단체나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충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B 씨(48)는 물가가 3~4년 전보다 체감상 2배 이상 오른 거 같은데 월급봉투는 그대로라며 한숨을 쉬었다.
내년에는 큰아들이 대학에 가야 하는데 아직 대학 등록금도 마련하지 못했다며, 직장인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B 씨는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투잡을 뛰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 충주에는 아르바이트할 곳도 없다"면서 "내년에는 물가 인상률만큼이라도 월급이 올라갔으면 좋겠다"라고 바랬다.
대소원면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C 씨(55)는 "올해는 봄에 냉해가 조금 있었고, 여름에는 너무 더워 힘들었다"며 "날씨 영향으로 사과 크기가 조금 작아지기는 하지만, 맛이 좋아 기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업인들은 제값을 받지 못하고, 소비자들은 비싸게 살 수밖에 없는 유통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여전히 문제가 답습되고 있어 답답하다"고 부연했다.
C 씨는 "가을에 태풍이 온다고 하는 데 과수 피해 없이 지나가는 게 추석 소원"이라고 밝혔다.
봉방동에서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D 씨(45)는 "주위에 작은 카페들은 손님이 없어 문을 닫은 곳이 많다며 명절인데 오히려 소비가 위축되는 거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몇 년 전보다 매출이 많이 오르지 않았지만, 세금 등 지출 규모가 늘어 현상 유지하기도 벅차다"면서 "언제까지 버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D 씨는 "다른 자치단체는 지역사랑상품권 할인이나 패이백 이벤트로 지역경제를 살리려 애쓰고 있는데, 충주시는 그런 게 전혀 없다"면서 "소상공인 지원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충북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충주시는 2022년 소멸 위험지역에 포함됐다.
blueseek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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