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우택 송치하며 '제보 사주 의혹' 정치인 2명도 송치 가닥

정우택 뇌물수수·알선수재 등 혐의 적용
정치인 2명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정우택 전 국회의원이 지난달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청주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4.8.19/뉴스1 ⓒ News1 박건영 기자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정우택 전 부의장의 '돈봉투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정 전 부의장을 송치하면서 의혹 제보를 사주한 혐의를 받는 정치인 2명도 검찰에 넘기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충북경찰청은 뇌물수수·알선수재 등 혐의로 정 전 부의장과 그의 보좌관을 조만간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돈 봉투 공여자인 카페 업주 오 모씨는 뇌물공여·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넘긴다.

경찰은 이들 외에 정 전 부의장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 수사해 온 '제보 사주 의혹'과 관련한 지역 정치인 2명도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이 중 정치인 A 씨는 4·10 총선 당시 정 전 부의장과 공천 경쟁을 벌였던 인물이고, 다른 1명인 B 씨는 도내 모 지역의 군수를 지냈던 인물이다.

경찰은 이들이 정 전 부의장의 공천 탈락을 목적으로 오 씨에게 정 전 부의장이 돈 봉투를 건네받는 CCTV 영상을 언론사에 제보하라고 사주하고 변호사 비용을 약속했다고 보고 있다. B 씨가 2022년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친분을 쌓은 오 씨를 통해 정 전 부의장이 돈 봉투를 건네 받은 CCTV영상의 존재를 알게 됐고, 이 사실을 같은 당 소속의 A 씨에게 알려줬다고 의심한 것이다.

경찰은 오 씨와 B 씨의 휴대전화에서 이 같은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 등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예비후보였던 A 씨가 오 씨에게 금품을 약속했다고 보고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혐의를, 이를 도운 B 씨에게는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알선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길 방침으로 전해졌다.

정 전 부의장의 '돈 봉투 수수 의혹'은 오 씨가 자신의 카페 영업 허가 등을 청탁하기 위해 2022년 재보궐선거 전후로 4차례에 걸쳐 700만 원을 정 전 부의장에게 건넸다는 내용이다.

이 의혹은 정 전 의원이 오 씨로부터 10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건네받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이 지난 2월 지역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정 전 의원은 보도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 씨에게 돈 봉투를 다시 돌려줬다고 반박했으나, 총선 한 달을 앞두고 공천을 취소 당했다.

경찰은 지난달 정 전 부의장과 오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기각했다.

pupuma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