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대책이 먼저"…영동양수발전소 건설 주변 주민들 집회신고

공사 차량에 80대 노인 치여 숨져…안전사고 우려가 현실로
비상대책위 구성 반발…정영철 군수 주민과 대화 예정

충북 영동군 양강면 영동양수발전소 건설사무소 신축공사 현장 정문 일대 /뉴스1

(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이 건설 중인 영동양수발전소 인근 마을주민들의 반발이 격화하고 있다(뉴스1 9월 2일 보도 참조).

지난달 80대 마을주민이 이 건설 현장 인근에서 공사장 대형 차량에 치여 숨지면서다.

3일 경찰과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양강면 산막 1·2구 마을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집회신고를 했다. 영동군청과 한수원 건설사무소 등을 찾아 항의 집회를 열기 위해서다.

마을주민들은 대책회의를 열고 군과 한수원 측에 이주대책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 이 마을에는 32여 가구가 있다.

서영렬 위원장(70)은 "본 공사가 시작도 하기 전에 마을주민 한 분이 공사장 대형 덤프트럭에 치여 숨져 어르신들이 불안해 외출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분통 터뜨렸다.

이어 "전체 주민에 대한 이주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물리적 행사도 강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영철 영동군수는 이와 관련해 오는 4일 오후 이 마을을 방문해 주민과의 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한수원 측은 사고 발생 이후 시공업체 등에 안전 수칙 준수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또 교통안전 대책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과속 단속카메라도 경찰과 협의를 통해 이달 중에 신방마을 앞 도로에 설치하기로 했다.

양수발전소 건설업체와 안전 회의를 수시로 열고, 외부 차량 무단주차 등을 위한 안내판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달 26 오전 7시 50분쯤 충북 영동군 양강면 산막리 일대에서 공공근로를 하던 이 마을 주민 80대가 25톤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

이 사고는 양강면 산막리 일대 양수발전소 건설사무소 신축공사 현장 정문 부근에서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서 운전자는 보행자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30년 말 준공 목표로 상부지는 상촌면 고자리 일원, 하부지는 양강면 산막리 일원에 영동양수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발전소는 설비용량 500㎿ 규모로 1조 2000억 원을 투입하는 국책사업이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