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지사 '청사 공원화로 쇠퇴 상권 살린다'?…시민 판단은

청주시 성안동 활성화 방안 시민의견 조사
조사 항목 중 '공원‧광장' 필요성 포함

충북도청 쌈지광장 개장식 (자료사진) (충북도 제공) /뉴스1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도청 쌈지 공원 조성 등 김영환 지사의 '청사개방 프로젝트'가 청주의 옛 중심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예산 낭비에 불과할지 시민 판단을 받게 됐다.

청주시는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8일까지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주시선'에서 '성안동(성안길 중심상권 일원) 도시재생활성화 방안 시민의견 조사'를 한다. 청주시선에는 시민 패널 2만 1000명이 참여해 여론조사 방식으로 다양한 지역 이슈와 정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다.

우연하게 이번 조사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김 지사의 청사개방 프로젝트가 적절한지 가늠할 수 있는 설문항목이 있다. '성안동 및 중심상권 내에 가장 해결이 필요한 현안은 무엇입니까'라는 선택형 문항으로 12개 답변 중 청사개방 프로젝트와 유사한 '공원, 녹지, 광장 등 휴게 공간 부족'이 있다.

김 지사는 성안길 옛 중심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난 8월 16일 도청 쌈지 광장 개장식을 했다. 쌈지 광장은 도청 서측 주차장을 없애고 인도와 도청 간 울타리 역할을 했던 수목을 옮긴 뒤 여기에 의자를 놓고 시민이 이용하게 했다. 도청과 성안길을 쉽게 오갈 수 있어 원도심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김 지사는 도청 동관과 신관에 옥상정원을 비롯해 정문 마당에 잔디광장도 만들었다. 도청을 중심으로 유동인구를 늘려 인근 성안길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과거 중심상권의 핵심 기능이 이미 지역 신도시로 분산한 상태에서 도청을 공원화하고, 개방하는 방법으로 쇠퇴한 상권이 살아난다면 진작 공동화를 해결했을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청주시선 성안동 의견조사.

만약 이번 조사에서 성안길에 가장 필요한 활성화 방법으로 '공원, 녹지, 광장'이 꼽힌다면 김 지사의 청사 개방프로젝트는 적합하고, 탄력도 받아 계속해서 확장할 당위성을 얻는다.

하지만 반대로 공원‧녹지‧광장은 뒤로 밀려 '주차 공간 확충' '안전·방범 시설 설치' '체험 프로그램 개발' '점포 정비' '먹거리 개발' '유휴건축물 재활용' 등이 꼽힌다면 도청사 개방프로젝트는 시민이 원하지 않는 활성화 방안으로 전락할 수 있다.

조사에서는 청주의 대표적인 상권 3곳도 뽑는다. 여기서 성안길이 꼽히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대표 상권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곳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세금만 쓴다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중앙역사공원 조성사업'이나 상권 활성화 사업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조사 문항에는 성안길 방문 목적, 쇠퇴 원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방법 등도 담겼다.

ppjjww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