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주민 반발 부른 '충북형 청년주택' 부지 선정·방법 논란

'도유지 팔고 구도심·택지지구 등 대안 선택을' 의견
도 "주택 신속 공급 위해 유휴 도유지 활용이 최선"

충북형 청년주택 부지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김영환 충북지사의 저출생 대책 중 하나로 시작된 충북형 청년주택(반값 아파트) 추진으로 지역사회가 시끄럽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저렴하게 집을 공급해 주거 부담을 줄이고 출생률도 높이겠다는 취지로 시작했으나 부지선정과 추진방법이 매끄럽지 못해서다.

도유지에 아파트를 짓고 시행사인 충북개발공사의 수익을 최소화해 주변 아파트 단지 시세보다 30~40%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구조다.

도는 유휴 도유지 활용 방안을 찾던 중 옛 도로관리사업소 터에 청년주택을 짓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사업 시작과 함께 예상하지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청년주택 예정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시작된 것이다.

소음과 분진, 조망권 침해, 교통 혼잡 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주된 이유지만 '반값 아파트'라는 이름이 주는 거부감과 주변 아파트 시세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주민들은 청년주택 대신 복합문화시설이나 도서관 건립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도시개발 전문가는 도유지에 집착하지 말고 구도심이나 신규 택지개발지구로 눈을 돌려 더 적합한 부지를 택했다면 주민 반발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도시개발 담당 공무원은 "도유지 매각 후 구도심 부지를 매입하거나 신규 택지개발지구에 아파트를 짓는 방법도 있다"며 "청년주택이 단발성 사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속성을 가지고 짓는다면 구도심 정주 인구 증가와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도시계획 전문가는 "도심 유휴 부지가 있으면 녹지공원을 조성하는 게 시민편익을 위해 최선이나 경제적 부담이 된다면 민간개발사에 도유지를 대토하는 방식으로 개발해야지 관이 직접 개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도는 청년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도유지 활용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도 관계자는 "청년들에게 가장 빠르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 도유지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도유지를 매각하고 새 부지를 찾아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택 공급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은 시범사업 형태다. 택지지구에 대규모 단지를 공격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더 많은 시간과 예산이 필요해 위험 부담이 있다"며 "이번 사업 성과와 향후 주택시장 상황을 따져 사업 확대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주민들의 각종 우려에는 "해당 부지에 어떤 시설이 들어서더라도 소음이나 교통혼잡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해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도유지를 활용하고 수익을 최소화하기에 저렴한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고급 아파트를 짓기 위해 1군 건설사와 접촉하고 있는 만큼 주변 집값에 부정적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북개발공사는 청주시 청원구 옛 도로관리사업소 터에 1400억 원을 들여 전용면적 59㎡ 270가구(4개 동) 규모의 청년주택을 지을 예정이다. 6년 동안 선임대한 뒤 후 분양하는 방식이다.

하반기 지방공기업평가원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건설에 들어가 2028년 입주 목표다.

vin0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