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799분만 모십니다"…제천영화제 개막 장소 적절성 논란

넓고 경치좋은 청풍호반 무대' 외면 제천예술의전당서
영화제 기간 음성명작페스티벌 등 전국 축제 309개 겹쳐

다음달 5일 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페막식이 열리는 제천예술의 전당.2024.8.28/뉴스1

(제천=뉴스1) 이대현 기자 = 오는 9월 5일 개막하는 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 장소를 놓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제천시에 따르면 올해 영화제 개막식은 지난달 개관한 '제천 예술의 전당'에서 사상 처음 진행한다. 개막작 역시 이곳에서 상영한다.

그러나 시민과 문화계 안팎에선 '영화제의 아이덴티티로 훨씬 많은 입장이 가능한 청풍호반 무대를 나누고 굳이 관객 수를 셀프 제한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영화인과 국내외 게스트, 지역 인사 등 고정석만 100여 석에 달해 전체 799석 중 실제로 순수 일반 관객이 앉을 수 있는 자리는 700석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 장소를 이곳으로 택한 건 불가피한 면도 있다. 주 상영관인 'CGV제천'이 문을 닫아 대체 상영관으로 구했기 때문인데 '영화관 없는 영화제' 대안인 셈이다.

개막식과 개막작 관람 유료화를 두고도 비아냥 섞인 지적이 나온다.

개막식과 개막작 관람 티켓은 1만 원으로 제천 시민은 무료다.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폐막식과 폐막작은 전석 무료 관람이다.

입장 티켓을 최대치로 팔아봐야 결국엔 799좌석일 텐데 돈을 벌 거면 애초 더 많은 관객 입장이 가능한 '청풍호반 특설 무대'에서 입장료 수익이라도 한껏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창규 시장이 공직에 늘 주문한 '돈 버는 행정'과도 결이 맞지 않는단 얘기다.

개막식 장소가 도심 한복판에 있는 데다, 주차 공간도 넉넉하지 않다는 것도 교통 혼잡과 주차난 우려를 낳는다. 제천예술의전당 자체 주차장은 200여 대로 인근의 쌈지 무료 주차장과 도로변 공영 주차장까지 합쳐봐야 300여 대에 불과하다.

태풍 등 날씨 리스크를 피한다며 20년 만에 9월로 개최 시기를 바꾼 것을 두곤 '정체성 훼손'과 동시에 '관람객 분산' 우려마저 나온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제천국제영화제가 열리는 9월 5~10일 음성명작페스티벌, 청주 직지문화축제 등 6일 동안 전국에서 무려 309개의 축제가 겹쳐 펼쳐진다.

제천시의회 한 의원은 "비를 맞으면서도 즐기는 게 이 영화제의 정체성인데, 정체성을 스스로 지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사상 첫 9월 개최를 놓고 이동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폭염과 폭우를 피해 초가을 영화제가 어떻게 치러질지 우리도 궁금하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청풍호반 특설무대에서 열렸던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2024.8.2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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