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의사 없어 부담"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 의사 7명 전원 사직서

의사들, 응급환자 부담감과 전원 조치 어려움 호소
지역 의료계 "응급실 문 닫으면 의료대란 불가피"

건국대병원 응급실/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응급실 의사 전체가 사직서를 제출해 지역 응급의료 붕괴가 우려된다.

26일 충북 충주시 보건소에 따르면 건국대 충주병원 의사 7명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방 응급실 배후 진료의사의 부재를 사직의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전국적인 의료 파업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응급의학 전문의 2명을 추가로 영입해 응급실 정상진료를 선포했다.

그런데 응급실 전문의들은 병원에 당직 의사가 없어 응급환자를 책임져야 하는 큰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응급환자 전원도 더 어려워지자 결국 사직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응급실 전문의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 개선을 병원 측에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병원 측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응급실 의사들을 설득하며 응급의료 전문의를 추가로 모집하는 상황이다.

만약 응급실에서 일하던 전문의 7명이 모두 그만둔다면 당분간 응급의료 서비스 제공에 지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료계는 이번 사태를 지방 응급의료의 한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응급의료체계를 강화하려면 응급실 전문의와 분야별 당직의사가 필수인데 당직의사를 구하지 못하니 응급실 전문의가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적 한계에서 이번 사태가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안 그래도 지방에서 전문의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정도로 어려운 데 최근 의료파업 사태까지 겹쳐 더 어려워졌다는 게 지역의료계의 설명이다.

충주시도 의사회 등에 건대병원 응급실 정상화에 관한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야간시간대 경증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역의료계 관계자는 "그동안 건대 병원 응급실은 전원을 가기 위해 거쳐 가는 병원 정도에 머물렀다"면서 "건대병원 응급실이 문을 닫으면 의료대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는 건국대 충주병원과 충주의료원 2곳에서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다.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