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도 왔어요"…'갈비사자' 바람이 딸도 청주동물원 이사

우리 문 열리자 호기심 많은 듯 주변 살펴
훈련 통해 내년 3월쯤 아빠와 합사할 듯

20일 오후 2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청주동물원에 바람이 딸이 우리에서 격리방사장으로 나와 주변을 살피고 있다.2024.8.20/뉴스1 이재규 기자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이제는 자유롭게, 다른 사자들과 함께 뛰어다니면 좋겠네요."

충북 청주동물원이 갈비사자로 불렸던 바람이의 딸을 새 식구로 맞이했다. 바람이 딸은 우려와는 달리 야외격리 방사장에 망설임 없이 입식하면서 적응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바람이 딸이 청주동물원에 온 20일 오후 2시 30분쯤. 바람이 딸을 태운 무진동 차량이 동물원에 도착했다.

바람이 딸을 맞이하려 바쁘게 움직이던 청주동물원 의료진은 무진동 차량에서 소형트럭으로 옮겨 실고 곧바로 야외격리방사장으로 올라갔다.

격리방사장에 도착해 의료진이 우리 문을 열자 호기심이 많은 바람이 딸은 곧바로 나와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는 취재진과 낯선 땅을 신기해 하는듯 주변을 빙빙 돌며 살폈다.

그렇게 주변을 살피던 바람이 딸은 10분 여를 빙빙 돌다 에어컨 앞에 자리를 잡고 시원한 바람을 맞이했다.

20일 오후 2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청주동물원에 바람이 딸이 격리방사장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다.2024.8.20/뉴스1 이재규 기자 ⓒ News1 이재규 기자

청주동물원 의료진은 전날 강릉 쌍둥이동물원에서 바람이 딸의 건강상태를 확인했고, 안정적이라는 판단 하에 이날 이곳으로 옮겨왔다.

딸이 무사 안착했지만 아빠와의 상봉은 당분간 어려울 예정이다. 검역 절차와 새 동물원 적응 등으로 시간이 걸린다. 이 절차가 끝나면 대면과 체취적응 등 교차방사를 한 뒤 내년 3월 합사를 진행한다.

격리기간 동안에는 관람객들이 간접적으로 사자를 볼 수 있도록 CCTV를 설치한다. 청주시는 조만간 바람이 딸의 이름을 공모할 예정이다.

바람이 딸은 과거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바람이와 다른 암사자가 낳은 새끼이다.

바람이가 청주동물원으로 이송되자 아빠가 쓰던 좁은 실내 사육장 안에서 지내면서 전시장 유리를 긁는 등 정형 행동을 보여 관객의 안타까움을 샀다.

바람이 딸은 부경동물원이 폐업하면서 지난 5월 강원 강릉의 쌍둥이동물원으로 옮겨졌고 이날 청주동물원에 안착했다.

jaguar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