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논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K-POP 콘서트 "없던 일로"

시·영화제 측 "출연진 섭외·관객 동원 어려움"
한 달 전 돌연 취소 "치밀하지 못했다" 지적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공연 프로그램.(영화제 사무국 제공)2024.8.6/뉴스1

(제천=뉴스1) 이대현 기자 = 충북 제천시가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주년 기념 행사로 기획했던 '(가칭)K-POP 콘서트' 공연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6일 제천시와 영화제사무국에 따르면 출연진 섭외와 관중 동원 어려움 등을 고려해 7억원을 들여 열기로 한 공연 계획을 접었다.

영화제 브랜드 가치 상승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잔뜩 앞세워 홍보했지만 정작 영화제 한 달 전 돌연 취소하면서 치밀하지 못한 행정 난맥상만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와 영화제사무국은 애초 영화제 기간인 오는 9월 6~7일 시비 등 7억 원을 투입해 국내 정상급 라인업을 갖춘 이 콘서트를 제천종합운동장에서 개최할 생각이었다.

영화제 측은 이틀간 공연을 열어 2만명가량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공연 티켓 판매 수익을 영화제에 재투자하고 '캐시백' 등을 통해 지역 상권도 살린다는 취지로 야심차게 추진했었다. 공연 대행사와 라인업 등을 놓고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했다.

그러나 제천시와 영화제 관계자는 "주어진 기간 안에 출연진 일정을 맞추기엔 물리적으로나 예산적으로 무리가 있었던 사업이었다"며 "많은 예산을 들인 대형 콘서트가 오히려 국내 유일의 휴양 영화제라는 전통성을 훼손한다는 지적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김창규 제천시장도 공식 입장을 냈다.

김 시장은 이날 영화제 공식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형가수를 초청하려면 최소 1년 전에는 해야 했는데, 늦었다"며 "적은 관객이 모이는 행사는 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취소를 결정했고, 내년엔 제대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제천시와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이날 제천 공식 기자회견에서 개·폐막작과 상영작, 원썸머나잇 등 주요 프로그램 라인업을 공개했다. 제임스 로건 감독의 다큐멘터리 '아바: 더레전드', 애니메이션 '수 분간의 응원을'을 각각 개막작과 폐막작으로 선정했다.

올해 영화제는 오는 9월 5~10일 엿새 간 제천 시내와 청풍호반 일원에서 열린다.

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공식 기자회견 (영화제사무국 제공)

lgija20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