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폭행' 트라우마로 길 가던 초중생 이유없이 때린 30대 집유
"치료·범행 방지 힘쓰겠다고 다짐한 점 참작"
- 박건영 기자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과거 묻지마 폭행을 당한 뒤 이웃들이 자신에게 위협을 가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길을 지나가던 초중생을 때린 3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 1단독 권노을 판사는 상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 씨(33)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4월 29일 오후 8시쯤 자신이 거주하는 청주의 한 아파트 인근 공원에서 자기 앞을 지나가던 중학생 B 군(15)을 아무 이유 없이 부른 뒤 "누가 시켰냐"며 주먹으로 얼굴과 신체를 여러차례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이틀 뒤 아파트 단지 안에서 초등학생 C 군(9)이 자신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욕설을 한다고 착각해 뒤쫓아가 뒤통수를 한 차례 때린 혐의도 있다.
조사 결과 A 씨는 대학교 재학 당시 묻지마 폭행을 당한 뒤부터 누군가 자신을 때릴수도 있다는 트라우마가 생겨 폭력성을 보이던 상태였다.
권 판사는 "아무 이유없이 지나가던 피해아동에게 폭력을 휘둘러 상해를 가했고, 그로 인해 피해 아동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충격과 고통을 겪었다"며 "다만 범죄 피해로 앓게된 정신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고, 치료와 범행 방지에 힘쓰겠다고 다짐하며 피해아동 보호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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