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방조' 유도한 뒤 협박해 돈 뜯어낸 공무원 징역형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함께 술을 마신 지인을 차량에 태운 뒤 음주운전을 방조했다며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은 공무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4단독 강현호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혐의로 기소된 영동군청 공무원 A 씨(30대)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범행을 공모한 B 씨(30대)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 씨는 2021년 8월7일 오후 5시쯤 청주시 서원구의 한 음식점에서 지인 C 씨와 술을 마신 뒤 차량에 함께 탑승했다.

이들이 차량에 탑승하자 근처에 숨어있던 B 씨가 나타나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C 씨에게 400만원을 뜯어냈다.

조사 결과 A 씨와 B 씨는 친구 사이였으며, 돈을 뜯어내기 위해 미리 범행을 계획하고 C 씨를 차량에 탑승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 역시 공갈 피해자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B씨가 A씨와 공모했다고 범행을 인정한 점 등을 들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판사는 그러면서 "A 씨가 B 씨와 아는 사이였는데도 협박을 당하는 과정에서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전에 공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또 B 씨는 범행 직전 A 씨와 수차례 통화를 했는데, 바로 직전까지 통화를 하던 상대에게 협박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도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후 인적 신뢰 관계를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경제적 피해를 넘어 배신당한 정신적 충격을 느낀 피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pupuma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