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자율휴진 첫날…"오늘은 진료 봤지만 앞으로가 걱정"

37개 진료과 중 22곳 오전 진료 중단
60%가량 휴진 큰 혼란 없었지만 환자들 불안감

충북대학교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자율 휴진에 들어간 26일 환자들이 병원 1층 로비에서 접수를 대기하고 있다.2024.7.26./뉴스1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오늘은 다행히 진료를 받았지만, 앞으로가 걱정되긴 하죠."

충북대학교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자율 휴진'에 들어간 26일 오전 찾은 병원은 평소와 별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이날 이 병원 37개 진료과 중 22곳이 오전 외래 진료를 중단했는데, 환자들의 우려와 달리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휴진을 결정한 대부분의 진료과는 텅 비어 있었지만, 휴진을 하지 않은 진료과 대기실은 이른 시간부터 진료를 받으러온 예약 환자들이 가득했다.

앞선 휴진 때와는 달리 진료를 받지 못해 간호사들에게 항의하는 환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등 필수 의료 분야 진료를 유지한다는 충북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응급 환자 진료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소화기내과에서 만난 김 모 씨(60대)는 "병원이 정해준 예약 날짜에 방문하다보니 아직까지 진료를 받지 못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집단 휴진으로 난리라는데, 저는 수 개월째 병원을 다니면서 불편함을 느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이 자율적으로 휴진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휴진에 돌입했다하더라도 진료 업무가 '올스톱' 되지 않는다"며 "교수들이 병원의 사정을 고려해 기한을 재조정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정갈등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탓에 환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보호자 정 모 씨(44)는 "아버지를 모시고 올때마다 혹시나 진료를 못받게 될 수도 있을까봐 항상 걱정된다"며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돼 걱정없이 병원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과환자 고 모 씨(70대)는 "의사들의 휴진이 금방 끝날줄 알았는데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어 불안한 건 사실"이라며 "지역에서는 충북대병원 외엔 갈 곳이 마땅치 않은데, 환자들을 위해 빨리 정상화 시켜야 한다"고 토로했다.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부터 다음 주까지 자율 휴진을 시행한 뒤 이후에도 휴진을 이어갈지에 대해서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수들이 자율 휴진에 들어간 26일 텅 빈 충북대학교 진료과 모습.2024.7.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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