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총선 끝난지 언젠데…정치권 '현수막 정쟁' 계속

당정 문제 정치 현수막에 시민들 거부감
일부 '오송참사 추모·재발방지' 현실 비판

청주시 상당공원에 내걸린 정치 현수막.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지난 4월 총선에서 4개 선거구 모두에서 세대교체를 이룬 충북 청주 정치권이 '현수막 정쟁'을 계속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 목소리가 높다.

선거 기간 민생에만 집중하겠다는 당선인들의 열변과 달리 22대 국회를 시작하자마자 정쟁에만 집중하는 정치권 현수막이 다시 눈에 띄면서 과거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총선 청주에서 정권 심판을 앞세워 4개 선거구 모두를 석권했다. 지역구를 지켰던 3선 이상 고령 정치인도 물갈이하면서 신진 50대가 주도권을 잡는 세대교체도 이뤄냈다. 그래서인지 이들이 주도하는 청주가 지역 민심을 헤아리는 민생정치에 접근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일부는 시작을 정권 심판 문제로 출발하면서 시민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한 의원이 내건 '국민은 대통령을 거부한다'는 정치 현수막이 과거를 답습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정치 현수막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옥외광고물법에서 정당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을 읍·면·동에 2개 이내로 표현·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를 허용하면서 지난해부터 도심 곳곳에 상대 진영을 조롱하거나 저급한 표현으로 비난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역으로 정치 혐오감을 부추기기도 했다.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 같은 정치적 표현을 지지할 수 있으나 취업이 간절한 젊은 세대와 고물가에 허덕이는 서민층, 인건비 상승으로 폐업이 두려운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공감 버튼을 누르기 어렵다고 반응한다.

상당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 씨는 "지금 시민들은 정권 심판, 탄핵이 아니라 당장 먹고사는 게 가장 큰 고민이고 관심"이라고 했다.

5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취업도 못 해 자녀들이 시집, 장가도 생각할 수 없는 현실에서 중앙 정치를 운운하는 것은 우리들과 너무나 동떨어진 발상"이라고 했다.

지역 발전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대승적 결단이나 지엽적이더라도 민생을 대변하는 진정성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쓴소리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지난해 7월 15일 오송 지하차도 참사 1주기를 맞아 추모 현수막을 내걸어 시민 정서에 파고들었다. 희생자를 위로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지역에 필요한 현실 정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ppjjww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