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국가·책임회피 지방정부·피 말리는 검찰 모두 가해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반드시 이뤄져야"
오송참사 희생자 1주기 추모제
- 이재규 기자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너무나도, 너무나도 그립습니다"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 폭우가 쏟아진 지 꼭 1년이 되는 15일, '오송참사 1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지하차도에는 사고가 언제 일어났냐는 듯 참사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지만 유족들은 애써 흐르는 눈물을 참아내며 떠난 이들을 기억했다.
추모제가 열린 오후 4시, 지하차도 입구 바로 앞에 설치된 추모제 무대에는 '참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유족들은 저마다 검은복장으로 지하차도에서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희생자들을 기렸다.
추모제가 시작되고 추모 노래와 추모시가 이어지자 유족들 중 일부는 울음을 쏟아냈다.
최은경 오송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참사 1년이 지났으나 진상규명과 관련해서는 사고 당일에 모든 것이 멈춰있다"며 "오송참사는 인재이자 관재, 중대재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1주기 추모제를 맞아 22대 국회에 부탁드린다"며 "국회에서 만큼은 사회적 참사에 여야 합의로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해 주시고, 최고 책임자들은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간곡히 요청했다.
오송참사 생존자협의회 대표는 "오송참사는 무관심한 국가, 책임 회피하는 지방정부, 피를 말리고 있는 검찰이 모두 가해자"라며 "우리 모두는 단지 운이 좋아 살아있는 재난과 참사의 '잠재적 생존자'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장은 "정부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리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정치권이 해야 할 입법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추모제를 찾아 "민주당의 많은 총선 출마자들이 공약으로 진상 규명과 최고 책임자의 처벌을 약속드렸다"며 "하지만 유가족 여러분들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참사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진상규명, 최고 책임자 처벌을 약속드린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고통과 사회적 재난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이어진 대한불교조계종의 희생자 극락왕생 기원제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태우자 유족들은 눈물이 가득 찬 눈으로 지하차도를 바라봤다.
이날 추모제에는 재난참사피해자연대(4·16세월호가족협의회, 제천화재참사, 7·18공주사대부고 병연체험학습참사, 씨랜드 청소년화재참사, 삼풍백화점붕괴참사, 6·9광주학동참사, 가습기살균제참사,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 등)가 함께해 이들의 슬픔을 공감했다.
jaguar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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