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공무원 사과드립니다"…톡톡 튀는 유튜브 채널 도전장

MZ세대 공무원 제작 콘텐츠 첫날 조회수 5430여건
일방통행식 정책 홍보→주민 참여와 공감 유도 변화

보은군 유튜브 장면 캡처 /뉴스1

(보은·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 "저희의 잘못입니다. 저희가 보은군 유튜브를 이제야 시작하게 돼 죄송합니다."

충북 보은군이 유튜브 운영을 시작하면서 안전맨·대추맨·산림맨으로 불리는 3명의 주무관이 이같이 말하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앞다퉈 유튜브 등을 활용한 홍보전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의 딱딱하고 재미없는 일방통행식 정책 홍보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많이 보는 유튜브 등을 활용해 시민 참여와 공감을 이끄는 방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충북 충주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충TV'를 모범사례로 언급하며 행정의 혁신을 주문한 것도 크게 작용한 듯하다.

충북 보은군은 지난 5일부터 유튜브 채널 '보은군' 운영에 들어갔다.

첫 회 유튜브 채널을 알리는 것을 시작한 데 이어 최재형 군수가 군청 씨름 감독으로 출연해 '스포츠 메카인 보은'과 전국장사씨름대회 개최를 홍보하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보은군청 기획감사실 김승원 주무관이 주축이 돼 만든 첫 콘텐츠는 첫날 조회 수 5430여 건을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구독자 3000명, 총 조회수 10만건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보은군 이 유튜브에 지역의 전통과 역사를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시각에서 지역사회의 다양성과 동향을 반영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젊은 층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보은의 자연경관과 관광지, 문화유산, 스포츠메카, 지역 특산물 등을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1~2주 간격으로 동영상에 올릴 예정이다.

유재문 홍보팀장은 "많은 지자체가 최근 유행하는 실시간 밈을 유튜브 채널에 접목해 정책을 홍보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MZ세대 공무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유튜브에 담아 군을 알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영동군청 이현정 주무관이 만든 '마켓영동' 광고 /뉴스1

지난달에는 영동군청 이현정 주무관이 만든 '마켓영동' 광고가 세간에 관심을 끌었다. 이 광고는 X(옛 트위터)에서 조회수 47만 8000여 회를 기록했다.

해당 광고는 수사자가 영동 포도를 들고 있는 모습을 중심으로 '우리 집 사자는 마켓영동 포도만 먹어요'란 글자를 새긴 이미지 1장이 전부다.

X 이용자들은 해당 이미지를 보고 "채식을 하는 사자가 있다고 들었다", "황당함에 주문해 보고 싶다", "진정한 광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리트윗(재공유) 수도 8500회를 넘겼다.

이 광고를 만든 이 주무관은 지난해 임용된 새내기 직원이다. 앞으로 스마트농업과 자체 유튜브 채널을 맡아 MZ 감성이 담긴 홍보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충주시청 홍보담당관실에 근무하는 김선태 주무관은 공무원 같지 않은 참신한 콘텐츠로 충주시 공식 유튜브 구독자 70만 명을 확보했다. 공직사회에서 김 주무관의 성공 사례를 뛰어넘으려는 바람이 거세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