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은 황실 독립운동 근거지'…재조명 받는 부강 부호 김재식
이태진 명예교수 학술포럼서 밝혀…황제 정보조직의 수장, 독립자금 지원
세종시 "김재식 고택 등 부강면 일대 국가유적지로 조성"
- 장동열 기자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의친왕이 송암 김재식을 위해 쓴 송암 신정기에 (충청도)문의군 부강면(현 세종 부강면)에 제국익문사 요원들과 금광을 기반으로 독립자금을 마련한 김재식이란 소개문이 있다.“
이태진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는 27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세종시와 대한황실의 독립운동 기록과 시대의 증언' 학술포럼에서 이렇게 밝힌 뒤 고종의 아들인 의친왕의 독립운동 사례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는 곧 황실 재산 관리 총책 내장원경을 역임한 김재식이 '제국익문사' 국내 활동 자금확보를 위해 금광 개발에 나섰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제국익문사는 황실직속 정보기관이다. 헤이그 특사파견, 뤼순 감옥에 갇힌 안중근 의사와 가족들을 돌보기 위한 밀사파견, 19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장인환 전명운 의사의 스티븐슨 암살 의거 등을 배후 지원했다.
이 조직의 수장인 김재식은 의친왕의 부강 금광개발을 관리하며 그 수익금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전달했다.(이영주 의친왕기념사업회 사무총장 증언)
1910년 김재식은 의친왕의 명으로 세종시 부강면 용포리로 이전해 금광 관리를 통해 부를 축적해 충청도 이남 3대 부호로 떠올랐다. 이는 당시 미스터리였다.
이 교수는 "의친왕은 제국익문사 활동을 위해 경부선 철도를 틀어 부강역을 통과하도록 계획을 변경시켜줬다"며 "금광 수익을 보부상을 통해 부강포구와 부강역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독립자금을 전달하는데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김재식 고택은 항일운동 거점으로 이용됐다. 고택에는 의친왕은 비롯 이호석(익문사 수장), 여문 홍순형, 한용운 등 독립운동가들이 찾았다.
홍순형은 헌종비 효정왕후의 조카로, 1974년 급제해 이조참판, 형조판서, 예조판서 등을 거쳤다.
김재식 고택 인근에 자리한 홍판서 고택은 건축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종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 고택 역시 충청지역 항일운동의 아지트로 사용됐다.
세종시는 대한제국 황실 항일 독립운동 근거지인 이들 고택 등 부강지역을 국가유적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항일운동을 했으나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발굴선양하고, 나아가 세종시 일대를 역사공원으로 조성해 후손들의 교육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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