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외식’ 꿈도 못 꾸는데 축산농가는 왜 “키울수록 손해” 하소연할까?
최상급 비육우 30% 이상 ↓…사룟값·인건비 올라
수입소 통관세 감면까지…"특단의 대책 세워달라"
- 장인수 기자
(보은=뉴스1) 장인수 기자 = "말 그대로 한우를 키울수록 손해만 늘어나는 게 지금 축산농가의 현실이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충북 보은군 내북면에서 한우 50여 마리를 키우는 김충식 씨(61)의 하소연이다.
한우 사육 농가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우 가격이 하락이 지루하게 이어지고 사룟값마저 올라가 생산 순손실이 만만치 않아서다.
16일 한우협회와 지역 축산농가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한우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30% 가량 하락세를 보이며 거래되고 있다.
비육우 최상품 800㎏ 기준으로 지난해 이맘때 1200만 원 하던 것이 현재 840만 원대로 떨어졌다.
이는 한우 소비위축에 반해 도축 마릿수는 해마다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농식품부 자료를 보면, 올 1월~5월 한우 도축 마릿수는 39만마리로 지난해 같은기간 36만마리보다 8.3% 늘었다.
연간 한우 도축 수는 2022년 86만9000마리에서 지난해 92만9000마리, 올해는 97만5000마리로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평년 한우 도축 수가 75만6000마리 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24%, 올해 29%가 늘어난 셈이다.
여기다 사료비, 인건비(자가 노동비) 등은 올라 한우농가의 목을 더욱 죄고 있다.
비육용 배합사료 가격은 1년 새 2.9% 증가하는 등 사룟값 오름세는 농가 손실을 가중케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5년 전 귀농해 아버지와 한우를 키우고 있다는 정모씨(56·보은군 마로면)는 "일년 넘게 찔끔찔끔 떨어지던 소값이 이제는 버틸 수준이 넘어섰다. 그렇다고 몇백만 원씩 손해를 보면서 소를 팔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하소연했다.
이어 "2026년이면 20% 정도의 통관세가 감면되는 수입 소가 들어올 예정으로 이 상태가 이어진다면 한우농가의 기반이 붕괴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전국한우협회는 통계청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조사를 토대로 "비육우 생산비가 마리당 1033만7000원, 마리당 평균 도매가격은 744만 원으로 소를 1마리 출하할 때마다 농가 빚은 289만 원씩 쌓인다"라며 "한우 100여 마리를 키우는 농가는 1년 새 빚만 약 1억5000만원씩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가 다음 달 초쯤 서울에서 대규모 '한우 반납' 집회를 예고하고 나선 이유다.
전국한우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벼랑 끝에 몰려있는 한우산업 유지와 농가를 살릴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jis49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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