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다이브페스티벌 정체성 논란…인기가수 공연이 메인?

호수축제 이미지 탈피해 공연 위주 콘텐츠로 전환
출연료 과다…"연예인 행사가 지역 문화상품 될 수 없어"

충북 충주의 대표 축제인 다이브페스티벌의 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자원봉사자 청소 모습.(충주시 제공)2024.6.12/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의 대표 축제인 다이브페스티벌의 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충주시에 따르면 2024 충주 다이브페스티벌에 주최 측 추산 3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시는 기존 호수축제를 지난해부터 다이브페스티벌로 변경해 개최하고 있다. 그런데 다이브페스티벌의 메인 콘텐츠가 2년 연속 인기가수 초청 공연이어서 논란이다.

호수축제는 탄금호를 배경으로 각종 스포츠 체험과 공연을 결합한 축제였다. '물의 도시' 충주를 호수라는 이미지에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다이브페스티벌은 인기가수 공연이 메인 콘텐츠다. 수상 스포츠나 충주가 가진 정체성은 찾아볼 수 없다.

접근성 개선을 위해 축제 장소를 올해부터 충주종합운동장으로 옮긴 점도 결국 공연 콘텐츠를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이브페스티벌 전체 예산 17억 원 중 10억 7000만 원이 가수 섭외와 무대 비용이다.

이런 막대한 출연비 덕에 정동원, 송가인, 이무진, 헤이즈, 화사 등 좀처럼 볼 수 없는 출연진에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인기가수 팬클럽 회원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인근 지역에서 공연을 보러오는 관람객 등을 감안하면 관광 축제로서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이웃 음성군의 대표 축제인 음성품바축제는 거지 성자 최귀동 할아버지의 인류애를 기반으로 품바라는 흥미진진한 콘텐츠를 내세워 흥행성에 정체성까지 챙기고 있다. 전체 예산 10억 3700만 원 중 가수 초청 공연에 쓴 비용은 5000여만 원에 불과하다. 음성품바축제 방문객도 30만 명이다.

충주는 △우륵이 가야금을 탔던 탄금대 △일본 국보 칠지도 전설이 깃든 철의 고장 △관음과 미륵을 잇는 하늘재 △전국 유일의 천등산·지등산·인등산 △목계나루의 마빡이 인형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 고유 콘텐츠가 차고 넘친다.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의 한 교수는 "축제는 지역을 떠나서 열릴 수 없고, 이벤트는 지역에 구애받지 않는다"면서 "시 예산으로 기획한 연예인 행사가 도시 축제의 문화 관광 상품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시장에 취임한 후 처음 한 일이 지역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었다.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