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전시관으로 사용한다던 충주 식산은행…활용법은?

충주시 전시회장 추진에 지역 사회단체 반발
시 관계자 "다양한 의견 들어 활용법 검토"

충북 충주시가 근대문화전시관으로 활용한다며 등록문화재로 추진한 옛 조선식산은행 건물을 미술 전시회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서 논란이다. 사진은 복원과정을 마친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건물.(독자 제공)2024.6.9/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시가 옛 조선식산은행 건물을 미술 전시회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서 논란이다.

9일 충주시에 따르면 옛 식산은행 건물을 전시회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역 예술인 의견을 듣고 있다.

그런데 식산은행 건물은 근대문화전시관으로 활용하기 위해 등록문화재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시는 2015년 11월 7억원을 들여 옛 식산은행 건물을 사들였다. 그러자 일제가 충주읍성과 관아를 파괴하고 식산은행을 건립했다는 이유로 활용보다는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역 사회단체에서 나왔다.

그러자 충주시는 식산은행 건물의 가치를 따져 보자며 문화재청에 등록문화재 신청을 했고, 문화재청은 2017년 등록문화재로 지정했다.

당시 문화재청은 등록증을 교부하며 '근대역사전시 시설에 대한 세부 활용계획을 문화재청에 제출 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분명히 제시했다.

시는 2020년 9월 식산은행 복원 공사에 착수해 2023년 하반기 준공했다. 들어간 예산만 23억원이다. 시는 공사가 진행된 지난해만 해도 공사가 끝나면 근대문화전시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런데 식산은행 건물이 처음 활용된 건 지난 4월 문화도시 브리핑 때였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문화도시 브리핑을 하며 실내서 재즈 밴드 공연도 열었다.

문화도시 개념을 고려하면 일제 수탈의 역사성이 담긴 식산은행 건물에서 브리핑과 재즈 공연을 진행한 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산은행 복원에 반대했던 3·1운동기념사업회는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 기념관도 없는 상황에 식산은행 전시관 사용은 시민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3·1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는 "목적과 다르게 이용하면 식산은행 등록문화재 추진은 철거 주장을 불식하기 위한 임기응변에 불과하다"라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건 없다"면서도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식산은행 활용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식산은행은 한성농공은행 등 6개 은행을 합병해 설립한 기관으로, 동양척식 주식회사와 함께 일제가 우리 민족자본을 수탈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지난 4월 4일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문화도시 사업 점검을 위해 충북 충주시를 방문한 날 조선식산은행 건물에서 재즈 공연이 열리고 있다.(자료사진)/뉴스1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