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짜리 도시락은 찬밥 신세?…'제천계획공모단 감사서 적발
사업단, 7700만원 들여 '의림지 한방 도시락' 등 먹거리 개발
정작 '미식관광 프로그램'에선 활용 안 해…"추가 조사 필요"
- 이대현 기자
(제천=뉴스1) 이대현 기자 = 충북의 제천계획공모관광사업단이 지역의 대표 관광 명소인 의림지와 연계한 미식 관광을 알리겠다며 수천만 원을 들여 도시락 등 먹거리를 애써 개발해 놓고도 정작 활용엔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제천시 감사에서 드러났다.
그 이유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이 사업단은 제천시 출연 기관인 제천문화재단 내 한시적 사업단 조직으로 2022년 3월 생겼다. 이 사업단은 연간 수십억 원의 보조금을 받아 '농경문화축제' 등 의림지 권역 도심 체류형 관광 기반 구축 사업을 벌인다.
제천시는 최근 두 달에 걸쳐 제천문화재단과 병행해 이 사업단에 대한 성과 감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발견하고 행정상 주의 조처를 내렸다고 6일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 사업단은 2022년 시 보조금 7700만 원을 들여 '의림지 피크닉'을 주제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먹거리를 개발했다. 의림지와 연계한 제천만의 '먹거리 개발 및 미식관광육'을 위한 관광 활성화 사업이었다.
사업단이 개발한 먹거리는 △천년미소(옛 의림지 뜰 쌀) 등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의림지 한방도시락' △농경문화를 담아 채소, 브로콜리 등으로 만든 '농경 주먹밥' △한방 약재 등 특산품을 활용한 만든 요구르트, 오미자 음료이다.
사업단은 그해 12월 19일엔 김창규 제천시장, 이정임 시 의장, 시의원 등을 불러 시식·시음 품평회를 열고 "최근 관광 트렌드는 지역(로컬), 이야기(스토리), 맛집이 이끌어 간다"며 "이들 3요소를 살린 관광자원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먹거리는 1년이 넘도록 '의림지 피크닉' 등 그 어떤 미식 관광 마케팅에 써먹지 않았다.
사업단은 심지어 지난해 가스트로 투어(제천시 먹거리 투어 상품) 등 미식 먹거리와 의림지 피크닉을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관광 먹거리를 알리겠다며 1억 원을 더 썼지만 정작 이 사업에서조차 애써 개발해 놓은 도시락과 음료는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과라곤 의림지 방문객들에게 12회에 걸쳐 담요와 의자 등 용품을 빌려주고, 의림지 피크닉 존 8회 운영, 20여 명이 관람한 보이는 라디오 8회 운영뿐이었다고 시는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재발 방지와 철저한 사업 집행을 요구하는 주의 조처를 내렸다"며 "하지만 7700만 원을 들여 개발한 먹거리가 왜 1년이 넘도록 활용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별도의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lgija20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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