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재개통 오송 궁평2지하차도…어떻게 달라졌나
진입차단 등 안전시설 설치 예정
유족 '흔적지우기'라며 반발
- 이재규 기자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지난해 7월 폭우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통행이 금지됐던 충북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가 다음 달 말 재개통한다. 충북도는 재개통에 앞서 막바지 안전시설 보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9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하차도 안에서는 낮아진 경도를 보강하고 내부 벽면을 원상복구 시키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작업이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대피 시설을 설치한다.
설치가 완료된 시설은 차량 진입 차단 시설과 도로 전광판이다.
지난해 사고 당일에는 차단 시설이 없어 수위가 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이 진입하거나, 진입을 시도하는 차량이 있었다.
차량 진입 차단 시설은 청주 방향 20m, 세종 방향 395m에 각 1개씩 설치했다. 지하차도 내 수위가 15㎝를 넘기면 자동으로 작동한다.
도로 전광판(가변정보표시판)도 청주 방향 270m, 세종 방향 595m 거리에 1개씩 설치했다.
지난해 사고 때는 안내 정보가 없어 지하차도 상황을 운전자들이 알 수 없었다.
이 전광판에는 미호천교 수위가 표시되며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배수펌프 총 4대 중 침수된 2대도 교체할 예정이다. 아직 설치하지 않은 시설은 비상계단과 핸드레일, 차수벽 등이다.
지난해 사고 때 내부 차량 블랙박스에 차에서 나와 헤엄을 치는 시민들이 유입되는 강물의 물살 탓에 빠져나가지 못하는 장면이 찍혔다.
비상계단과 핸드레일은 침수가 돼 터널 내 수위가 상승할 때 계단을 이용해 위쪽으로 올라가거나 손잡이를 잡아 외부로 나올 수 있게 유도한다.
또 지난 27일 발표한 충북도 대형 재난 전략의 일환으로 차수벽을 설치한다.
최고 높이 4.3m, 직선 연장 520.7m 규모로 설치할 차수벽은 도에서 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다.
내달 용역을 마치고 예산을 확보하면 내년 우기 전까지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하차도 재개통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재난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전했다.
오송참사 유족과 생존자, 시민단체는 지하차도 재개통에 대해 '흔적 지우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오송참사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고 지자체장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라며 "여러 가지로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지하차도를 개통해 시민들의 기억에서 지우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jaguar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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