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못살겠다"…영동 양수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하소연
양강면 산막리 마을 앞 도로 차량 통행·소음 등 심화
'안전사고 우려' 집단 민원…한수원 "불편 최소화하겠다"
- 장인수 기자
(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 "소음과 공사 차량 통행이 늘어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
충북 영동군 양강면 산막1리에 거주하는 한 어르신(76)의 볼멘소리다.
전형적인 농촌지역인 충북 영동군 양강면 산막리 1리 신방동 주민들이 생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마을 위쪽 3㎞가량 떨어진 곳에 대단위 영동양수발전소 건설이 시작되면서다.
28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영동 양수발전소 건설 본공사에 앞서 양강면 산막리 일대 군도 7호선 이설도로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총길이 2.82㎞(폭 8∼11.5m), 교량 3곳, 절토부 옹벽 1만109㎡ 규모의 이 도로 공사는 내년 11월 말 완료 목표다. 현재 이설도로 본선 절토부 공사가 한창이다.
영동 양수발전소는 설비용량 500㎿ 규모로 1조 2000여억 원을 투입하는 국책사업이다. 2030년 말 준공 목표로 상부지는 상촌면 고자리 일원, 하부지는 양강면 산막리 일원에 건설한다.
이 공사 현장 인근 양강면 산막 1리 주민들은 최근 소음과 잦은 공사 차량 통행으로 생활 불편이 가중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양수발전소 건설로 수몰되는 이주대책 지역이 아니지만 공사 차량 등이 건설 현장을 가려면 이 마을 앞 도로를 통과해야 하는 곳이다.
이들은 양수1·2호기 건설사무소와 이설도로 착공식이 있었던 지난 14일 농기계를 동원해 길을 막는 등 집단 항의에 나섰다.
신방동 경로회관 등 곳곳에 '영동군·한수원은 각성하라'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공사 차량 통행에 따른 안전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수원 측은 착공식을 위해 임시 사토장 바닥에 골재를 까는 작업을 했다.
골재 운반은 지난 8~9일 이틀간 25톤 차량으로 수백여회 운반했다. 건설사무소 바닥에 콘크리트로 포장을 한다며 지난 13일 레미콘 차량도 120회가량 오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마을 주민들에게 사전 홍보와 교통 안전대책 없이 행사 준비에 나서 집단 항의를 자초한 셈이 됐다.
마을 주민들은 도로 과속방지턱과 과속방지 카메라 설치, 산막저수지 흙탕물 유입 방지 등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정영철 영동군수는 직접 주민과 대화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후 정 군수는 지난 24일 '영동양수발전소 건설 범군민지원협의회'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건설 기간 중 발생하는 민원 해결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영동군과 한수원은 주민 집단 민원 해결을 위한 피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수원은 우선 관계기관과 협의 후 통행 차량 사전 문자메시지 전달, 어르신 보호구역 지정, 과속방지 카메라 설치 등을 통해 안전사고 예방에 나설 방침이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피해보상은 오는 9월부터 본공사가 시작되면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능한지 검토할 계획이다.
본공사에 필요한 콘크리트 수급은 사업장 내에 임시 레미콘생산 시설 등을 설치해 차량 통행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수원 영동양수건설사무소 관계자는 "공사현장 인근 마을 주민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생활 불편을 최소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is49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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