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경림 고향 충주 노은면에 영면…문학관 세워질까

시민들 "시인 문학적 위상 비해 문학관 없다니 의외"
충주시 "애도 기간 거친 뒤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신경림 시인이 긴 암투병 끝에 숨을 거두며 그의 고향인 충북 충주에 고인의 문학관이 세워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신경림 시인의 고향인 충북 충주에 고인의 문학관이 세워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문학계에 따르면 신경림 시인(88)은 긴 암 투병 끝에 전날 오전 경기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신경림은 1935년 충주 노은면에서 출생했다.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56년 '문학예술'에 '갈대' 등이 추천돼 시인이 됐다.

그동안 '농무', '새재', '새벽을 기다리며', '달넘세', '씻김굿', '우리들의 북', '가난한 사랑노래', '목계장터', '뿔' 등 문학사에 남을 여러 시집을 펴냈다.

그는 현대문학에서 서민의 마음을 달래는 민중 시인으로 통한다. 소설에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이 있다면 시에는 '농무'가 있는 식이다.

시인의 별세 소식에 김영환 충북지사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 깊은 애도와 조의의 뜻을 밝혔다. 김 지사는 "(신 시인은) 민중 시의 새로운 장을 연 시인으로 평소 존경하고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며 "충북도는 신경림 시인의 문학적 성과를 계승하고 시를 통해 충북을 널리 알린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충주 노은면에는 신경림 시인의 생가가 있지만, 다른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상태다. 면내에는 신경림 거리가 조성돼 있고, 엄정면 목계나루에는 시비 하나가 서 있다. 이 때문에 시인을 기릴 수 있는 문학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나왔다.

지역의 한 인사는 "신경림 시인의 문학적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볼 때, 고향 충주에 문학관이 없다는 건 의외"라면서 "더 늦기 전에, 충주 어디쯤 신경림 문학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일단 애도의 시간이 먼저"라면서 "충북도와 협의해 문학관 건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충북 옥천에는 정지용, 강원 인제에는 박인환, 경북 경주에는 박목월, 충남 공주에는 나태주 시인의 문학관이 있다.

신경림 시인은 오는 25일 발인해 고향인 충주 노은면 연하리 선영에 잠들 예정이다.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