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텃밭' 다시 확인한 세종…국민의힘 첫 여의도 입성 실패

여당 심판론에 '국회 완전 이전' 공약도 찻잔 속 태풍
민주당 강준현 수성 성공…김종민 어부지리 3선 고지

낙선한 국민의힘 류제화 세종갑 후보가 경로당을 찾아 큰절을 하고 있다. (류 후보 선거캠프 제공) / 뉴스1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이번 4‧10 총선에서 세종시 여권 후보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고전해 이곳이 '진보 텃밭'임을 다시 확인했다. 예상대로 전체 2석 중 더불어민주당과 새로운미래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꺾으며 나란히 1석씩을 나눠가졌다.

여권 입장에선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지만 '진보 텃밭'임을 고려할 때 나름 선전했다는 분석도 있다.

세종은 2012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출범한 이후 치러진 4번의 총선에서 한 번도 보수 후보의 '여의도행'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도 세종갑은 김종민 새로운미래 후보, 세종을은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갑 선거구는 '당선 1순위' 민주당 이영선 후보가 부동산 투기 문제로 낙마했으나 반사 이익을 얻지 못하고,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헌납했다.

선거 초반 일각에서 국민의힘 3명 당선(지역구 2석, 비례 이소희 전 세종시의회 당선) 가능성이 제기됐던 분위기에 비춰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19번을 받았다. 국민의미래는 18번 후보까지 '금배지'를 단다.

세종을 지역구 공천경쟁에서 탈락한 이기순 전 여가부차관(오른쪽)이 경쟁자였던 이준배 후보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이 후보 선거캠프 제공) / 뉴스1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국회 완전 이전' 메가톤급 지원사격도 결과적으로 표로 연결되지 않았다. 전국을 강타한 여당 심판론에 인물론도, 공약도, 백약이 무효했다는 게 국민의힘 내부의 분석이다.

국민의힘 세종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 "초심으로 돌아가 더 낮은 자세로 민심에 귀 기울이겠다. 시민의 민심을 겸허히 받들겠다"면서 "세종을 위해 일할 기회를 선택받지 못했지만 오로지 시민만 바라보고 세종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갑 류제화 후보도 기자들에게 보낸 '제가 부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자에서 "시민은 언제나 옳습니다"라며 "선거 패배는 오로지 저의 부족함 때문이고, 그 책임 역시 오롯이 저에게 있다. 겸허한 마음으로 시민의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세종을 이준배 후보도 "지지해준 시민과 당원들에게 깊은 감사와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시민들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세종을 더욱 자랑스러운 도시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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