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휴암동 주민들, '트랙터·포터'로 쓰레기 소각시설 진입 차단

청주시의회,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 수정 의결 반발
수거작업 전면 중단…월요일 쓰레기 수거 양 700~800톤

4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휴암동 주민들이 청주광역소각시설 내 소각로 앞을 농기계로 봉쇄하고 있다.2024.03.04.ⓒ 뉴스1 박건영 기자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충북 청주 휴암동 주민들이 쓰레기 소각시설 주민 지원금 축소에 반발해 소각장을 봉쇄하고 나섰다.

청주권 광역소각장 영향권인 휴암동 주민들은 4일 오전 3시쯤부터 트랙터와 포터 차량을 이용해 1·2호기 소각로의 출입구를 막아서고 있다.

소각로 출입이 전면 봉쇄되면서 쓰레기를 수거해 온 차량들은 소각장 내부에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일부 차량은 쓰레기를 가득 실은 채 각자 사무실로 돌아가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봉쇄한 소각로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청주시에 소각시설 주민 협약사항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재춘(73) 휴암동 주민대책위원장은 "청주시는 주민감시원 없이 주민의 건강권을 해치는 소각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며 "휴암동 주민 중에 주민 감시원을 위촉한다는 당초 협약내용을 이행하던지 아니면 소각로 운영을 중단하라"고 했다.

또 "코로나19 기간 동안 시가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을 30% 인상해 주민 지원기금이 올라간 것인데, 홍성각 의원은 마치 주민들이 부정한 돈을 받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시는 소각시설을 유치할때 한 약속을 어기고, 마음대로 운영할 것이라면 소각장을 이전하라"고 강조했다.

4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휴암동 주민들이 청주광역소각시설 내 소각로를 봉쇄해 수거 차량이 길게 서있다.2024.03.04.ⓒ 뉴스1 박건영 기자

통상 월요일에는 주말동안 쌓인 쓰레기 700~800톤 가량을 수거하는데, 이날 쓰레기 소각로가 봉쇄되면서 수거 작업이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사흘 이상 지속되면 소각로 가동 중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는 우선 당장 소각로 가동이 멈추는 것을 막기 위해 소각재만이라도 반출할 통로를 마련해줄 것을 주민들과 협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다른 민간 시설에서 쓰레기를 소각하기에는 비용도 비싸고, 수용 능력도 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주민들과 설득해 소각로 정상 운영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주시의회는 지난주 홍성각 의원(국민의힘)이 대표 발의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촉진 및 주변 지역 지원 등에 관한 조 일부 개정 조례안'을 수정 의결했다.

수정된 조례안에 따라 주민들이 받는 지원기금은 종량제봉투 판매대금의 100분의 10에서 100분의 5로 줄었다. 가구당 1600여 만원이 지급된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 860만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또 일반회계로 지급하던 주민감시요원 수당도 주민지원기금에서 지급하기로 했고, 주민감시요원도 5명에서 4명으로 축소했다.

주민들은 이에 반발해 올해 1월부터 주민 감시원 업무를 중단했다.

4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휴암동 주민들이 청주광역소각시설 내 소각로 앞에서 협약사항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2024.03.04.ⓒ 뉴스1 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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