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탄폼 난로에 녹이려다 돼지농장 불…공사 관계자 2명 집행유예

돼지 1700여마리 소사…재산피해 14억4600만원
법원 "피고인 부주의로 발생한 화재 피해 정도 심각"

2023년 2월4일 진천 돈사 화재 당시 현장.(진천소방서 제공). /뉴스1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건물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서 언 우레탄폼을 난로에 녹이려다 불을 내 14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공사 관계자들이 징역형과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김경찬 부장판사는 업무상 실화 혐의로 기소된 공사 현장 책임자 A 씨(62)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작업자 B 씨(60)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 씨는 이 사건과 별도로 저지른 무면허 운전 사건의 형량이 더해져 더 무거운 징역형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2월4일 오후 충북 진천군 한 돼지농장 숙소 리모델링 현장에서 전선관 매립 작업 도중 과실로 말미암아 불이 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불로 숙소 건물 1동과 근처에 있던 돈사 5개 동이 타 14억46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돈사 안에 있던 돼지 1700여 마리는 불에 타 죽었다.

당시 화재는 B 씨가 추위에 언 우레탄폼 캔을 녹이려고 가스난로 앞에 둔 것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이런 사고에 대비해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었지만, 현장을 벗어나 있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부주의로 발생한 화재의 규모와 피해 정도가 심하고, 피해복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만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pupuma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