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만남 가장해 성관계 유도 후 합의금 뜯어낸 20대 일당 실형

"조직적 범행 비난 가능성, 아동·청소년 상대 범죄 유발 위험 커"

피해자를 숙박업소로 유인하는 모습.(충북경찰청 제공) /뉴스1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즉석만남을 가장한 술자리를 마련해 성관계를 유도한 뒤 지인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 20대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4단독 조수연 부장판사는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7)에게 징역 4년4개월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28)에게는 징역 2년2개월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즉석만남을 가장한 술자리에 지인을 불러 미리 준비한 여성과 성관계 또는 신체접촉을 갖도록 유도했다.

지인들이 여성과 신체접촉을 하면 강제추행을 당했다거나 미성년자라며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수법으로 합의금을 뜯어냈다.

A씨는 지인이 여성과 성관계를 하도록 바람을 잡거나 범행 전반을 기획하는 '총책'을 맡고, 지인을 끌어들이는 '유인책', 성관계를 하는 여성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여성들은 성관계 직전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미리 보내고, 만취한 척 행동해 남성에게 부축받는 등 증거를 조작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범행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마약(졸피뎀)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해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들은 또 함께 술을 마신 지인에게 운전을 하게끔 유도하고,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 합의금 명목으로 현금을 뜯어낸 혐의도 있다.

이같은 수법에 속은 피해자는 28명이며, 피해 금액은 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이 역할을 분담해 계획적,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또 미성년자 성범죄라는 명목으로 공갈한 범행은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다른 성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다른 범행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pupuma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