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출연금 줄인 청주시체육회 '시민혈세에만 예산 의존' 논란

올해 예산 10%가량 감액…일부 종목단체장 "시에 항의표시 하자"
"긴축재정 따라 시 모든 예산 삭감…회장 리더십이 중요" 의견도

지난달 열린 시체육회 3차 이사회. /뉴스1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회장 출연금 조정으로 논란을 빚었던 충북 청주시체육회가 예산 감액을 둘러싼 해법을 놓고 다시 시끄럽다.

30일 청주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올해 체육회 예산은 전년(50억5000만원) 대비 5억8000만원 감액된 44억7000만원으로 의결됐다.

세부 항목별로는 생활체육전국대회와 종목단체 시장기대회 등의 예산이 전년보다 대폭 줄었다.

시 체육회는 예산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 줄어들어 일부 대회 개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자, 최근 비상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의에서 일부 종목단체장들은 삭감된 예산을 아예 반납하자는 둥 시에 항의표시를 하자고 했고, 김진균 체육회장은 이 의견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체육계 인사들은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에 따라 체육회 예산 뿐만 아니라 모든 예산이 삭감된 것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김 회장이 당초 약속한 출연금을 감액하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시에만 의존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체육회 예산의 감액분은 다른 분야의 예산 감액분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한 체육계 인사는 "경기 불황에 따른 세입감소로 예산 삭감은 당연한 수순인데, 이를 가지고 항의표시를 하자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며 "어려운 상황에 놓일수록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데, 현재 회장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종목단체 관계자는 "지방체육회가 민선 체제로 접어들면서 회장은 지역 체육인들의 지원과 처우 개선을 위해 힘써야할 역할이 더욱 커졌다"며 "하지만 체육인을 위한 자구노력은 보이지 않고, 시민의 혈세에만 의지하려고 하니 안타깝다"고 했다.

청주시체육회는 앞서 김 회장 취임 이후 출연금 납부 기일을 하루 앞두고 액수(5000만원)와 납부 시기 조항을 삭제하는 규정 개정을 추진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시체육회는 아랑곳 하지 않고 지난달 열린 3차 이사회에서 출연금 규모를 조정하는 규정을 개정했다.

pupuma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