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만 4년, 호암지 수달 돌아올까'…충주시민 생태계 회복 의문
12월 공사 끝내도 3년째 호수 절반 물 없어
환경단체 "수달 찾으려면 생태계 복원 관건"
- 윤원진 기자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 도심 속 호수 호암지에 수달이 다시 돌아올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한국농어촌공사 충주·제천·단양지사에 따르면 호암지구 수리시설개보수사업을 오는 12월 완료할 계획이다.
수리시설개보수사업은 호암지와 인근 모시래 뜰 사이에 있던 제방을 새로 쌓는 게 핵심이다.
2021년 11월 공사에 착수했는데, 농번기(4~9월)에는 모시래뜰에 농업용수를 공급해야 해 공사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호암지는 호수 한 가운데 높이 4m, 길이 165m의 가물막이 시설을 설치해 호수에 물이 절반밖에 없는 상태다.
시민들은 공사야 농업용수 공급으로 늦어지더라도 공사 후 수달을 예전처럼 볼 수 있을지 걱정이다.
호암지는 공사 전 수달이 자주 출몰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공사 시작 후 수달을 봤다는 시민은 한 명도 없다.
농어촌공사는 둑마루에 기존 방수로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수달이 이동할 수 있게 조치하기로 했다. 충주시도 하반기부터 호암지에 음악분수와 데크를 조성하면서 수달이 쉴 수 있는 식물섬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현재 충주에서 수달은 충주천과 달천강, 충주호 등에서 목격되고 있다. 호암지에 출몰하던 수달은 달천강에 살던 수달이 먹이활동을 위해 찾은 것으로 보인다.
제방 공사가 끝나면 호암지 생태계는 예전과 매우 다를 거란 게 환경단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사가 예정대로 마무리된다고 해도 3년 가까이 물이 없던 호수가 생태계 복원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 내다봤다.
전국수달네트워크 관계자는 "공사가 너무 길어 호암지 생태계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더욱 적극적인 공존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호수에 살던 물고기들은 가물막이 안쪽으로 몰아넣은 상태"라면서 "공사가 끝나면 가물막이를 제거해 어류가 호수 전체에서 살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생물 I급이다. 충주시민은 호암지 제방 공사가 시작하자 기자회견을 열어 "수달도 행복한 호암지를 만들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blueseeki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