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측근 이강진 "세종갑으로 바꿔 출마" 민주당 시끌(종합)

전략공천설…이 "중앙당 출마지역 변경 제안 받았다"
경쟁자들 "웃지 못할 일" "지나친 욕심 파멸 몰고갈 것"

지난달 12일 세종을 선거구 출마를 선언하는 이강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 ⓒ News1 장동열 기자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오는 4월 총선에서 세종을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던 이강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62)이 22일 지역구를 세종갑으로 변경해 출마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전략지구로 선정된 세종갑에서 이 전 부시장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전 부시장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난주 중앙당으로부터 출마 지역을 변경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이 때문에) 20일 마감인 (세종을에)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22일) 중으로 (세종을) 예비후보 등록을 취소하고 세종갑 선거구에 출마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종을 선거구 곳곳에 부착한 홍보 현수막 철거를 지시하는 등 배수진을 쳤다.

'세종갑'은 홍성국 의원의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곳으로, 민주당은 이 지역구를 전략공천지구로 선정했다.

이후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이춘희 전 세종시장의 공천설이 제기됐으나 이 전 부시장이 중앙당 제안을 받았다며 지역구를 바꾸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민주당 공보국은 이 전 부시장의 전략공천설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공보국은 '알려드립니다' 문자에서 "중앙당은 특정후보에게 지역구를 옮길 것을 요청하거나 통보한 바 없고 그럴 계획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선 이 전 부시장의 세종갑 공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대표적인 이해찬계 인사인 데다 공천심사를 하루 앞둔 지역구 변경은 정치관행상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 전 부시장은 이해찬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으로 그가 국무총리를 지낼 때 비서실에서 공보수석을 했다. 이후 세종시 정무부시장,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상임감사를 거쳤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해찬계 인사들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세종 북콘서트 사회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이 행사에 이 전 대표도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박범종 민주당 예비후보가 22일 이강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의 세종갑 출마 변경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News1 장동열 기자

그러나 그의 지역구 선회에 반발도 심상치 않다.

현재 세종갑 선거구에서 공천경쟁을 하던 노종용 전 세종시의원과 박범종 세종시당 청년위원장, 배선호 민주당 세종시당 부위원장, 봉정현 변호사 등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박범종 청년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세종(을) 이강진 예비후보가 세종(갑)으로 옮긴다는 말과 함께 본인이 전략공천을 받기로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출마 지역을 옮기는 문제는 후보 자유겠지만 전략공천을 운운하는 언행은 민주당 공천 시스템 전부를 부정해버리는 위험한 발언이다. 누군가의 입김으로 공천을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민주당은 그런 곳이 아니다"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노종용 예비후보도 페이스북에 "지금 중앙당 공천심사 중"이라면서 "정치 대선배로 시의성을 고려해 행보해 주길 요청드린다. 중요한 시기 지나친 욕심은 모두를 파멸로 몰고 갈 수 있다"고 반발했다.

봉정현 변호사가 22일 오후 세종시청에서 세종갑 선거구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News1 장동열 기자

이날 출마선언을 한 봉정현 변호사는 관련 질문에 "민주당은 다르다"며 "어느 당 대표가 또는 비대위원장이 복심이 있는 누군가를 콕 집어서 원하는 지역구에 꽂아주는 사천을 행하는 당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해찬 전 대표가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을 만들고, 완성했다"면서 "이 부분을 이어받은 이재명 대표가 공정한 공천을 진행할 것이다. 민주당의 결정을 믿는다"고 대답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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