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매장 사고 수탁업체 청주시 수의계약 등 수주액 3배 증가

지난해 하반기 6개월 동안 5억8000만원 수주

지난달 28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 눈썰매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보행통로 지붕 붕괴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2023.12.28/뉴스1 ⓒ News1 박건영 기자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시 구조물 붕괴사고가 발생한 눈썰매장의 시설·운영 수탁 업체가 지난해 시에서 위탁받은 사업 수주액이 전년보다 3배가량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썰매장 운영 경험도 없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다.

지난해 12월24일 시가 위탁 운영한 상당구 지북동(농업기술센터) 눈썰매장에서 비닐하우스로 만든 성인용 슬로프 이동통로 지붕이 붕괴됐다. 쌓인 눈의 하중을 이기지 못한 탓이다. 이 사고로 구조물에 갇힌 10명이 현장 안전요원과 시민 도움으로 구조됐다.

눈썰매장을 위탁받은 곳은 행사 대행을 주업으로 하는 청주의 A업체로 그간 눈썰매장 운영경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입찰과정에서 눈썰매장 운영경험이 있는 다른 업체도 참여했지만, A업체는 심사과정에서 기술능력평가 총 90점 중 70점을 배정한 정성평가에서만 점수를 높게 받아 위탁자로 선정됐다. 객관적인 기술능력을 심사하는 정량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고, 더 낮은 입찰가격도 제시한 상대 업체는 주관적인 정성평가에서만 점수를 낮게 받아 탈락한 것이다.

A업체는 2022년 눈썰매장과 같은 중대형 위탁 사업을 수주한 이력이 없고, 산하기관인 문화산업진흥재단에서 자잘한 사업만 맡았다.

문화산업진흥재단이 A업체에 위탁한 사업은 '충북글로벌게임센터 지스타 2022 충북공동관 구축·운영'과 '2022 충북콘텐츠코리아랩 우수결과물 활용 팝업스토어 운영' 등 총 10건이다. 사업비로 따지면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으로 총 수주액은 1억5625만원이다.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이랬던 A업체는 지난해 전년보다 3.7배 많은 5억8130만원을 시와 산하기관에서 따낸다.

수주한 사업은 총 6건으로 문화산업진흥재단의 '2023 동아시아문화도시 교류사업 젓가락 콘텐츠 전시 디자인 및 환경연출 용역'(4470만원)과 '2023 청주공예창작지원센터 공예트렌드페어 운영 용역'(5960만원)이다. 이 역시 모두 수의계약이다.

시 본청에서는 '2023 청주 디저트베이커리페스타 행사대행 용역'(9800만원), '2023년 청주시평생학습박람회 행사대행 용역'(8200만원), 사고가 발생한 '2023년 청주시 겨울철 눈썰매장 설치·운영·해체 용역'(2억9700만원)이다.

계약은 제안서 심사 후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받은 업체를 선정하는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평가위원회를 거쳤을 뿐 사실상 수의계약과 유사하다. 이 같은 계약은 모두 지난해 하반기 6개월 동안 이뤄졌다.

사고가 발생한 눈썰매장은 무료가 아닌 2000원을 내야 이용할 수 있는 유로 시설이다. 빙어잡기와 회전썰매 등을 하려면 3000원이나 5000원을 추가로 내야 해 업체의 수익을 과도하게 보전해 주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다.

시 관계자는 "다른 위탁 계약도 마찬가지로 눈썰매장은 공정한 심사로 최적의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며 "해당 업체를 알지도 못할뿐더러 수익 보전이나 일감몰아주기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ppjjww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