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앞에 양보 없다…제천단양 총선 구도 '이색 인연'

국민의힘 이충형, 민주 이경용, 무소속 권석창
'66년생 동갑내기 고교 선후배' 대결 모양새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충형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이경용 예비후보, 무소속 권석창 예비후보.(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2024.1.16/뉴스1

(제천=뉴스1) 이대현 기자 = "금배지 앞에는 동기동창도 없다"

22대 총선 충북 제천·단양 지역구에서 동갑내기 고교 동문 3명의 주자가 금배지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흔치 않은 이색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색 대결을 펼칠 주자는 이충형·이경용·권석창 예비후보다. 각각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 모두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해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세 후보는 주민등록상 1966년생 만 57세 '말띠' 동갑내기로 '지역 정치 명문' 제천고등학교 출신이다. 나이는 서로 같지만 이경용 후보가 가장 선배다. 이 예비후보는 1984년에 제천고(33회)를 졸업했다.

이충형·권석창 예비후보는 이듬해인 1985년에 함께 졸업한 34회 동기동창이다. 이경용 예비후보의 고교 1년 후배들이다.

정치 이력으로는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권 예비후보가 앞자리에 있다. 그는 2018년 5월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확정받아 의원직을 잃었고, 최근까지 국민의힘 복당이 무산되자 무소속 예비후보로 출마했다.

금강유역환경청장을 지낸 이경용 예비후보는 7대 지방선거와 21대 총선에서 내리 쓴맛을 봤지만 제천·단양지역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아 당 조직을 이끄는 등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해 8월에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배출을 반대하며 단식 투쟁을 18일간 벌여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KBS 파리특파원을 지낸 이충형 예비후보는 '지역구 첫 언론인 출신'으로 어필하고 있지만 경험이 전무한 '정치 신인'이다. 그런 약점을 메우기 위해 그는 몇 해 전부터 고향 제천의 청풍호를 주 무대로 한 '호숫가 축제'를 기획, 개최하는 등 얼굴 알리기에 공을 들여왔다.

유권자들은 아직 예비후보인 이들의 본선 맞대결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다.

그런 구도가 펼쳐지려면 '정치 신인' 이충형 예비후보는 대통령실 출신의 최지우 예비후보(45), 현역 엄태영 국회의원(65)과의 공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경용 예비후보는 충북도의원을 지낸 전원표 예비후보(56), 출마가 유력한 이후삼 공항철도 사장(54)과의 공천 경합에서 이겨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권석창 예비후보는 현재로선 소속 정당이 없어 자유로운 편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흔치 않은 이색 대결 구도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동갑내기 동문끼리 선의의 공정한 경쟁을 펼쳐 진정한 지역의 일꾼이 나오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lgija20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