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하다 잠든 50대…면허정지 수치 나왔는데 '무죄' 왜?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술을 마시고 차량을 몰다가 도로에서 잠든 50대 운전자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고인이 술을 마시고 운전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음주 측정이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최고치에 이르는 음주 후 90분 이내에 이뤄졌다는 점 등을 근거로 무죄로 판결했다.

청주지법 형사2단독 안재훈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50)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10월29일 오전 0시5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한 도로에서 청원구 사천동까지 약 4.7km 거리를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그는 도로 중간에서 잠든 상태였으며,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운전면허 정지 수치(0.03%이상 0.08%미만)를 충족한 0.03%로 측정됐다.

이 일로 A씨는 약식 기소돼 벌금 300만원을 명령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A씨의 음주 측정이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최고치에 이르는 음주 후 30분~90분 사이에 이뤄졌기 때문에 그가 운전할 때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낮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최종 음주 시점으로부터 약 75분이 지났을 때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고, 음주 측정은 약 87분이 지난 시점에 이뤄졌다.

안 부장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운전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인 0.03%보다 낮았을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며 "혈중알코올 측정결과가 혈액에 의한 측정 결과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가 드물게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정확히 처벌 기준치에 일치하는 피고인을 유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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