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난 청주 눈썰매장 업체 선정과정에 문제제기…"운영경험 없어"

청주시 지난 10월 발주 설치·운영 용역사업
입찰 참여 2곳…탈락한 업체는 정성평가에서 낮은 점수

지난 24일 오후 4시18분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 눈썰매장에서 비닐하우스 형태의 승강로 지붕 구조물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3명이 1시간여 동안 매몰됐다가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다. 구조 작업을 끝낸 매몰 현장.2023.12.24/뉴스1 ⓒ News1 임양규 기자

(청주=뉴스1) 임양규 수습기자 = 보행통로 붕괴사고로 3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눈썰매장 위탁용역업체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가 난 상당구 지북동 '꿀잼왕국 눈썰매장'은 시청 체육시설과가 지난 10월 발주한 '2023년 청주시 겨울철 눈썰매장 설치·운영·해체 용역' 사업이다.

시는 지난 10월17~31일 나라장터에 공고를 내고 협상에 의한 기술능력평가, 가격평가를 거쳐 A사를 위탁용역업체로 선정했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2곳이다.

시는 입찰 참여 업체가 제출한 사업제안서를 평가위원회를 거쳐 평가했다.

평가 점수는 기술능력평가 90점(정량평가 20점·정성평가 70점)에 입찰가격평가 10점, 총 100점이다.

평가 결과 A업체는 다른 입찰 참여 업체인 B사보다 기술능력 정량평가에서 1점 낮았지만 정성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아 6.5점 차이로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객관적 평가 기준인 정량평가 배점이 20점에 불과해 수행능력이 우수해도 주관적 판단에 따라 업체 선정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A사는 그간 눈썰매장을 운영한 경험이 없고 입찰에 참여했다 떨어진 B사는 눈썰매장 운영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붕괴사고가 난 보행통로 구조물은 애초 A사가 제출한 사업제안서에서는 없었고, 심사가 끝난 뒤 추가된 내용이다. 심사 과정에서 평가위원들은 비닐하우스 식으로 만든 보행통로의 구조와 재질 등 구체적인 설계 방안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비닐하우스는 하중에 취약하다. 농가에서도 겨울철 눈이 쌓이면 붕괴위험이 높아져 이를 제거한다.

하지만 해당 눈썰매장은 개장 전 4일간 썰매장에 인공눈을 뿌리는 과정에서 바람에 날린 눈이 보행통로 지붕에 쌓였지만 이를 간과했다.

결국 개장 이틀만인 지난 24일 오후 4시28분쯤 무게를 견디지 못한 보행통로 지붕이 무너졌다.

붕괴된 구조물에 갇힌 10여명 중 3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시는 눈썰매장 운영 경험이 없는 A사가 용역에 선정된 과정에 대해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용역업체 선정은 운영 경험만 보는 것이 아니고 인력보유 현황이나 수행실적 등 다양한 평가 지표로 심사를 하는 것"이라며 "A사가 인력보유 현황이나 안전인력 확보 등에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limrg9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