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도록 예산 타령만"…영동 황간면민 119안전센터 대책 호소

주차장·진입로 협소…소방 장비·인력 신속 투입 발목
"인접 농지매입 활용해야"…소방대원 '감염방지실'도 없어

충북 영동소방서 황간119안전센터 소방차가 반대 차선에서 오는 차량으로 출동이 지체되고 있다. /뉴스1

(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 "협소한 진입도로 때문에 화재 발생 때 출동 지연으로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를 낳고 있다. 20년이 넘도록 개선을 지속 요청하고 있지만 관계 당국은 예산 문제만 내세우며 이렇다 할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는 손모씨(58)의 쓴소리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민들이 황간119안전센터 주차장과 진입로 확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27일 영동소방서와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황간면 황주리 일대 1554㎡ 터에 건축면적 614.28㎡(지상 2층) 규모의 황간119안전센터를 건립하고 1995년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에는 펌프차 1대, 물탱크차 1대, 구급차 1대, 순찰차 1대 등의 소방 장비를 갖추고 소방공무원 28명이 근무 중이다.

9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상촌119지역대 전담 의용소방대는 추풍령면과 매곡면 등 영동군 남부 4개 면 관할주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소방대원을 위한 '감염방지실'이 없는데다 주차장과 진입로가 좁아 소방 장비와 차량 진·출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진입로는 길이 50여m에 폭 4.5∼7m 정도다. 대형 물탱크차(폭 2.5m, 6000L) 1대가 겨우 진·출입 할 수 있다. 주차장도 한 번에 차고에 입고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소방차량이 출동할 때 좌회전이 사각지대여서 반대편 차선에서 오는 차량이 보이질 않아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청사 주차장이 좁아 소방관과 의용소방대원들의 화재진압 훈련에도 제약을 받고 있다. 황간119안전센터에 배정된 굴절차(27m) 1대도 주차공간 좁아 본서인 영동소방서로 옮겼다.

이곳에는 대다수 119안전센터가 설치·운영 중인 감염관리실조차 없다. 이 시설은 구급대원의 감염물질에 의한 감염과 신종 감염병 예방, 구급대원과 구급 장비의 소독으로 구급환자에 대한 2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지역 내 뜻있는 인사들은 "그동안 충북도와 영동군에 문제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찾아다니며 설명도 하고 건의도 했다"며 "하지만 예산부족 핑계로 20년 넘게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황간119안전센터와 인접한 농지를 매입해 공용주차장 등으로 조성하면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영동소방서 관계자는 "황간119안전센터 진입로가 좁아 신속한 소방상황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지역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관심과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