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금 꼼수 논란 청주시체육회 이번엔 '간부 패싱' 의혹

전국체전·간부회의·종목단체 행사 등 사무국장 배제
"조직 사유화" 체육계 안팎서 불만 고조

회장 출연금 꼼수 논란에 이어 간부 패싱 의혹에 휩싸인 충북 청주시체육회가 21일 제3차 이사회를 진행하고 있다.(독자 제공).2023.12.21./뉴스1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김진균 회장의 출연금 꼼수 논란으로 진통을 겪은 충북 청주시체육회가 이번엔 '간부 패싱' 의혹에 휩싸였다.

시체육회 수장이 본인 입맛대로 규정을 바꾸거나 특정 인사를 배제하는 등 독선적으로 조직을 운영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 체육계에 따르면 청주시체육회는 이날 회장이 주재하는 3차 이사회를 개최해 체육회 규정 제·개정, 종목단체 등급 조정 심의, 체육회장 출연금 결정 등을 논의했다.

통상 이사회 자리에는 시체육회 실무 총책임자인 사무국장이 참석해 업무를 보고 하는데, 이날 남기상 사무국장은 참석하지 못했다.

체육계 안팎에서는 남 사무국장이 이번 행사에서 배제된 이유는 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남 사무국장이 지난 10월쯤부터 전국체전, 간부회의, 종목단체 행사 등 주요 행사에 계속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임기가 10개월 여 남은 사무국장에게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시체육회 한 직원은 "사실상 체육회 실무 총책임자인 사무국장을 주요 행사에 배제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상급자 간 불편한 기류가 형성되면서 내부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청주시체육회는 앞서 김 회장 취임 이후 출연금 납부 기일을 하루 앞두고 액수(5000만원)와 납부 시기 조항을 삭제하는 등 규정을 변경해 꼼수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이날 이사회에서 출연금 규모를 김 회장이 낸 금액인 2000만원으로 조정하는 등 회장만을 위한 개정을 강행하면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이사회에서 시체육회가 최대 후원기관인 청주시 직원을 내쫓는 등 갈등까지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체육계 인사는 "취임하자마자 규정을 편의대로 바꾸고, 간부를 중요 의사결정에서 배제하는 등 조직을 사유화하려 하고 있다"며 "체육인들을 격려하고, 지원해야 하는 시체육회가 오히려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사무국장과 직원 간의 불화가 생긴 이후부터 격리조치 목적으로 주요 행사에서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특정 간부 배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pupuman7@news1.kr